겉도는 수도권 대기오염 특별대책… 인천앞바다는 고사하고 서울타워도 아른아른
일반 국민은 대기오염 정도와 심각성을 잘 모른다. 수질처럼 눈에 금방 띄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9월 세계보건기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1100개 주요 도시 중 최하위권인 938위에 그쳤다. 그런데도 서울시와 환경부는 최근 몇 년간 미세먼지 농도가 조금 줄어든 것을 갖고 수도권 대기문제가 크게 개선된 것 같은 인상을 심어줬다. 수도권의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는 조기사망률을 크게 높이는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등의 대기환경기준조차 충족시키지 못한다. 1단계 대기특별대책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2단계 대책의 과제를 짚어본다.
“맑은 날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가 보일 것이다.” 정부는 2003년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될 때 이런 멋진 구호를 내세웠다. 2005년 법이 발효되고 나서 수립된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가시거리를 줄이고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질소(NO₂) 저감대책이 추진됐다. 그렇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2010년 서울의 가시거리는 12.0㎞로 1995년의 13.8㎞, 2005년의 12.1㎞보다 오히려 줄었다. 정부의 슬로건은 공수표가 됐다.
◇1단계 수도권대기특별대책의 성과와 한계, 환경기준도 미달=특별대책은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도권지역의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0년마다 주요 대기오염물질 저감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골자다. 서울, 인천 및 경기도 일부(24개 시)가 대상지역이다. 2005∼2014년인 1단계에서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및 PM10 등 4개 오염물질을 대상으로 배출총량 규제에 들어갔다. 즉 권역별로 배출허용총량을 정해 저감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PM10과 NO2에 대해서는 농도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특별대책의 실적을 보면 전체적으로 SOx는 크게 줄였고, PM10은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3개 시도 모두 PM10의 1단계 목표를 달성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NO₂와 VOCs는 거의 줄지 않았다. 수도권대기환경청에 따르면 서울, 인천, 경기도 전체 등 3개 시도의 지난해 PM10 연평균 농도의 평균치는 50㎍/㎥, NO₂는 31ppb로 대기환경기준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대기환경기준은 PM10 50㎍/㎥, NO₂ 30ppb다. 2014년까지인 1단계 개선목표는 PM10 40㎍/㎥, NO₂ 22ppb로 제시됐다.
2011년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PM10 연평균농도는 2005년에 서울, 인천, 경기도(5대도시 평균)가 각각 58. 61, 65㎍/㎥이었던 것이 2010년 49, 55, 55㎍/㎥로 개선됐다. 그러나 NO₂ 오염도는 2005년 각각 34, 25, 31ppb이었던 것이 34, 30, 32ppb로 답보상태이거나 오히려 악화됐다. 11일 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의 서울, 인천, 경기도(5대도시 평균)의 연평균 PM10 농도는 각각 47, 55, 54㎍/㎥를 기록했다. NO₂는 각각 33, 30, 34ppb였다.
◇NO₂와 PM10, 서울과 세계주요대도시 비교=한국외대 김영성 교수의 ‘수도권 대기질의 현황과 전망’ 논문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의 PM10 농도는 개선됐다지만 선진국 주요도시에 비해 여전히 2배다. 수도권 NO₂ 농도는 대체로 답보상태이지만, 뉴욕, 도쿄, 파리 등 다른 도시들은 2000년대 들어 대폭 낮아졌다.
2010년과 2011년 서울의 NO₂ 연평균 농도는 34ppb와 33ppb를 기록했다. 반면 NO₂농도가 1998년 당시 서울(30ppb)보다 더 높았던 도쿄, 파리, 뉴욕 등은 크게 감소해 2008년 농도가 서울(37ppb)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런던, 도쿄, 파리, 뉴욕, 로스앤젤레스가 모두 20ppb 안팎이다.
PM10 역시 20㎍/㎥대 진입한 도쿄에 비해 갈 길이 멀다. 뉴욕은 일찌감치 10대의 ㎍/㎥에 진입했고, 도쿄, 런던, 파리가 2008년 안팎에 모두 20중반대의 ㎍/㎥를 기록했다. 환경정의 박용신 사무처장은 “2000년대 서울의 PM10 감소율은 도쿄에 못 미치고 그만큼 꾸준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NO₂ 농도가 10㎍/㎥ 증가할 때 심혈관계질환 입원율이 약 1%씩 증가한다. NO₂ 농도와 천식을 앓 는 어린이들의 기관지염 발병률간에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O₂ 배출량증가요인은 수도권의 인구와 차량 증가가 손꼽힌다. 2006∼2010년 자동차 등록대수는 13% 증가했다.
PM10의 건강영향은 단기 급성노출의 경우 20㎍/㎥ 증가할 때마다 0.6∼1.5%의 사망위험도가 증가한다. 심혈관질환은 0.6∼1.8%, 호흡계질환은 0.6∼2.2%의 사망위험도가 높아진다. 장기노출의 경우 20㎍/㎥ 증가할 때마다 약 6∼41%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분석 미흡, 인벤토리 부실=서울, 인천, 경기도 공무원들은 1단계 특별대책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더 이상 추진할 정책수단과 예산이 없다고 말했다. 박심수 고려대 교수는 “1단계 특별대책의 실적이 부진한데 대한 원인이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NO₂ 감축실적이 미흡한 이유는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PM10도 도로, 산업 등 부문별 분석이 나와야 한다”면서 “석유제품의 황함량 등 품질수준은 세계적으로 가장 높으므로 다른 오염원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LPG 협회 고윤화 회장은 “정확한 데이터, 배출량 인벤토리(목록)없이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사업장의 신설과 폐쇄 정보를 비롯한 VOCs, NOx, 및 PM10의 발생원에 대한 정교한 인벤토리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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