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 증명 확실히 안되면 의사에 책임 물을 수 없다”… 광주지법, 검사 항소 기각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의료과실이 증명되지 않으면 의사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길성)는 6일 환자 사망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예비적 죄명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 김모(61)씨에 대해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의사의 과실을 묻기 위해선 결과 예측이 가능하고 그것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과실 유무가 검토돼야 한다”며 “김씨가 수술한 부위가 환자 사망의 원인이 된 과다출혈 발생 부위와 다른 점 등으로 미뤄 만성염증, 혈관염 등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설사 김씨가 환자의 혈관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도 2차 수술을 시행한 것을 의료과실로 평가하더라도 이 행위가 사망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의료과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남의 한 병원에서 김씨는 2009년 4월과 5월 환자 A씨에게 인공 고관절 삽입 시술을 했고 이 과정에서 과다출혈이 발생했다. A씨는 곧바로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일 뒤 좌측 장골동맥 손상에 따른 과다출혈로 숨졌다.

앞서 광주지법은 지난 1월 말 1심에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었다.

광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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