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채 외국인 비중 사상 최고… 藥보다 毒될 수도
외국인이 빠른 속도로 한국 국채에 몰려들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의 비중이 전체 상장 국채 잔액에서 16%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이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안전한 ‘채권 피난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대내외 경제변수로 채권에 몰렸던 외국계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면 우리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
◇국채로 ‘밀물’=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한국 국채(국내 상장 국채) 보유잔액은 63조636억원에 이른다. 전체 상장국채 잔액(394조8208억원)에서 16.0%에 이르는 수치다. 1998년 채권시장 개방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 채권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의 국채 보유비중은 2007년 말 9.2%에서 2008년 말 7.0%까지 빠졌다가 지난해 말 13.3%까지 급등했다. 외국인이 보유한 전체 한국 채권(국채, 통안채, 특수채, 회사채 등) 가운데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말 53.6%에서 지난달 말 72.8%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한국 국채 ‘밀물 현상’ 이유로 우리 경제의 탄탄한 성장세를 꼽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글로벌 자금이 중국을 축으로 한 신흥국에 몰리고 있다”며 “우리 채권시장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춰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 성격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채권시장에 들어온 외국자금은 단기 투자금 41%, 아시아 중앙은행 자금 30%, 대형 글로벌 채권펀드 27%, 연기금 2% 등이다. 지난해부터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 중앙은행의 투자액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단기 이탈 땐 충격 커=최근 채권시장은 외국인의 채권만기 연장 관련 소문에 가격이 급등락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채권 금리는 오른다.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 7조7000억원과 통안채 16조원에서 외국인 보유액이 7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이 채권을 매도할지 말지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 채권에 들어온 투자금은 위기 때에는 주식 투자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경향을 띠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경우 채권 가격의 단기 폭락이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외환시장이다. 외국인이 단기간에 떠나면서 원화 가치가 폭락해 환율이 폭등할 수 있다. 채권·외환시장을 교란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단기 유출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만기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고, 우리 채권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비교적 장기·안정투자라고 볼 수 있다”며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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