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엄마는 언제와?”… 가난에 우는 ‘조손가정’ 아이들

Է:2011-12-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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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속 세상] “엄마는 언제와?”… 가난에 우는 ‘조손가정’ 아이들

“할머니, 엄마는 언제와?” 4살 현수(가명)의 자그마한 입에서 ‘엄마’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할머니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현수는 아직 부모의 이혼을 모른다. 그저 엄마, 아빠가 돈 벌러 갔다는 할머니의 말만 믿고, 오늘도 현수는 창밖을 보며 부모를 기다린다. 해가 지고 밖이 어두워지자 체념한 현수는 할머니 손에 이끌려 잠자리에 든다.

태성이(가명)는 중학교 2학년이다. 학교가 끝나면 태성이는 집으로 곧장 향한다. 하굣길에 만난 친구들은 학원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할머니가 자신과 누나 2명을 키우느라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태성이는 학원이야기는 꺼내지도 않는다. 할머니는 3년 전 자궁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암이 폐로 전이되었지만 수술을 못하고 있다. 암세포가 많이 퍼져있고, 몸도 많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집에 온 태성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할머니 어깨를 주무르는 일이다. 매일 1시간씩 할머니에게 안마를 해주지만 전혀 힘들어하거나 귀찮아하지 않는다. 태성이의 가장 큰 바람은 할머니가 하루라도 더 오래 사는 것이다.

할머니는 또래보다 의젓한 태성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친구들과 어울려 한창 즐거워야 할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짊어져 어른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자신이 걸린 암보다 자신이 떠난 후 남게 될 아이들이 걱정이다. 실제 많은 조손가정의 아이들은 자립의 기틀이 마련되기 전 사회로 내몰린다. 18세가 되면 지원이 끊기기 때문이다. 조손가정을 비롯한 위탁가정을 관리하는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조민선 소장은 “조손가정에게 가장 중요한 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실질적 도움입니다.”라고 했다.

현재 대부분의 조손가정은 정부보조금과 복지단체 후원금 등으로 생활하고 있다. 많은 조부모들이 나이와 건강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지원금은 보통 아이 한 명당 30여 만원 정도 인데 이 돈으로는 최저생계를 유지하기도 버겁다. 따라서 자립에 필요한 기초적인 교육조차 엄두를 못 낸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빈곤의 고리를 끊기 힘들다. 2007년 통계청 전국가계조사에 따르면 조손가정 아동빈곤율은 48.5%로 일반 가정 아동빈곤율(8.8%)의 5배나 된다.

이제 곧 겨울이다. 온기가 필요한 계절이다. 부모와 헤어짐, 가난 등으로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는 조손가정 아이들에게 온기를 나눠줄 시기이다.

사진.글=김지훈기자 da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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