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신한금융 나란히 ‘무리수’… 왜 이러나
대형 금융회사인 미래에셋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잇따라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은 계열사에서 사실상의 ‘자폭 캠페인’을 벌이고, 신한금융은 무리하게 경영목표를 세워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직원들을 동원해 대규모 고객 유치 캠페인에 나섰다. 펀드 수탁고가 급락한 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년 만에 삼성자산운용에 1위 자리를 뺏기면서 그룹 전체에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미래에셋증권 본사 전 직원은 연말까지 부장급은 2억원, 일반 사원은 3000만원씩 자사의 안정형 상품(채권형 공모펀드, ELS지수형 상품, 채권 랩 등)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 부장급은 내년 3월 말까지 3억원을 더 유치해야 해 모두 5억원의 실적 부담을 지게 됐다. 일반 직원도 웬만한 기업의 1년 연봉 수준을 유치해야 하다 보니 지인을 총동원하거나 자비로 실적을 채워야 할 형편이다. 사실상 ‘자폭’ 캠페인에 가깝다.
통상 증권업계는 연말에 고객 유치 캠페인을 벌여왔지만 올해는 국내외 시장이 불안해 대부분 캠페인을 하지 않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캠페인이 드물었던 미래에셋증권이 인사이트 펀드 몰락 이후 수탁고가 줄자 강수를 던진 것”이라면서 “캠페인 고객은 대부분 기간 직후 탈퇴하기 때문에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영업마인드를 고취해야 한다는 회사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매년 해온 캠페인이며 목표 미달 직원에 불이익을 주지도 않는다”고 해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각 계열사에 “올해 수준으로 내년 수익 목표를 잡으라”고 지시했다. 올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이 2조5930억원이었던 신한지주는 올해 순이익만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중 현대건설 매각 차익을 뺀 이익은 2조6000억원대인데 이 수준을 내년에도 실현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익이 대부분 경기가 좋았던 상반기 경영 실적에서 비롯됐다는 데 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최정욱 금융팀장은 “저금리 기조나 충당금 확대 등 요인으로 볼 때 신한지주 이익은 올해보다 3000억원 정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수준의 실적을 내려면 무리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계열사들의 불만이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지난해 경영권 분쟁 여파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동우 회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업계에서 최상위 두 금융그룹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영업점 평가 때 직원 및 가족 명의 실적을 제외하라는 공문을 시중은행에 발송하기도 했다. ‘자폭 통장’을 양산하지 말라는 지시다.
금감원은 무차별적인 영업 캠페인이 금융실명법(계좌개설 시 실명확인), 투자자보호절차(금융투자상품 설명확인 의무 등)를 위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도한 캠페인은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2009년부터 자제시켜 왔다”며 “시황이 좋지 않은 때 과열경쟁을 하면 금융사고 등으로 연결될 수 있어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강준구 황세원 이경원 기자 eyes@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