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양극화] 돈줄 마른 저신용자들 ‘카드사로’
돈을 빌려야 할 경우 보통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이자가 낮은 은행 대출을 선호한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떨어질수록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진다. 하위 등급자들은 먼저 은행을 찾지만 그래도 부족한 자금이 발생할 경우 어쩔 수 없이 그 다음으로 대출이자율이 낮은 순으로 카드사와 저축은행, 캐피털업계를 찾는다.
그런데 지난 2분기에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의 카드 대출 비중이 배 가까이 오르면서 저축은행과 캐피털업계의 대출 비중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은행의 카드부문 분사, 통신회사의 카드업 진출 등으로 카드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카드업계가 카드론 등 카드대출 영업에 ‘올인’하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3등급자들의 은행 대출 비중은 59∼77%를 기록했다. 대출의 절반 이상을 은행에서 받은 것이다. 반면 4∼6등급은 은행에서 47∼48%를, 카드사에서 16∼20%를 대출받았다. 7등급 이하 저신용자의 경우 은행(28∼34%), 저축은행(11∼25%), 캐피털사(11∼16%), 카드사(7∼16%) 순이다. 신용등급에 따라 순차적으로 은행, 카드, 저축은행, 캐피털사 대출 비중이 차례로 상승했다(표 참조).
그런데 2분기 들어서면서 저신용자의 카드 대출 비중이 급증했다. 7등급은 12.19%에서 17.65%, 8등급은 7.99%에서 15.8%, 9등급은 12.58%에서 22.01%, 10등급은 16.24%에서 22.55%로 많게는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반면 7·10등급의 저축은행 대출 비중은 각각 11.99%와 17.42%로 오히려 감소해 카드 대출 비중이 저축은행 대출 비중을 넘어섰다. 7·8등급 역시 1분기에는 캐피털사 대출 비중이 카드 대출보다 높았지만 2분기 들어 모두 역전됐다.
같은 기간 신용등급별 카드 보유 비율 역시 고신용자는 줄어든 반면 저신용자는 늘어났다. 1등급자의 카드 보유비율이 99.92%에서 99.88%로 감소하는 등 6등급 이상의 경우 일제히 감소했다. 그러나 7등급(31.61%→31.7%), 8등급(27.98%→29.18%), 9등급(42.09%→42.89%), 10등급(60.76%→61.99%) 등 저신용자 전 등급에서 카드 보유 비중은 증가했다.
이처럼 이례적인 카드 대출의 증가세는 금융당국이 올 초부터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을 옥죄는 사이 카드업계가 공격적으로 카드론 등 대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저신용자들에 대한 카드 발급 및 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피털업계의 고금리 논란과 저축은행 부실 사태의 여파도 카드 대출 확대에 일조했다.
전체적인 신용등급 하락률이 상승, 기존 상위 등급자들이 7등급 이하로 내려앉은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저신용자들이 카드 추가 발급을 통한 ‘돌려막기’를 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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