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급호텔이 전통문화 홀대해서야

Է:2011-04-1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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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정상급인 호텔신라가 어처구니없는 고객 서비스로 물의를 빚었다.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가 최근 이 호텔의 뷔페식당을 찾았을 때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당한 것이다. 드레스 코드에 따라 한복과 트레이닝복을 입은 손님은 입장할 수 없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었다고 한다. 이 사실이 일반에 알려지자 “기모노를 입은 일본인이었어도 내쳤겠느냐” “치렁치렁한 양장은 괜찮나”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호텔 측은 바로 공식사과문을 냈고 대표이사가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전통문화를 보는 태도는 많은 사람에게 놀라움을 던져 주었다. 더욱이 호텔신라는 경내에 한옥으로 지어진 영빈관을 둘 만큼 전통문화를 존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홈페이지에도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얼굴’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호텔’이라고 자랑한다. 이름도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신라에서 따왔다.

이런 역사를 지닌 호텔이 한복을 홀대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은 비록 서양 옷에 밀려 결혼식장 등 특수한 장소에서나 볼 수 있지만 한복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한옥, 한식과 더불어 전통문화의 중요 부분을 구성한다. 정부가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 한복 입은 사람에게 고궁 무료입장의 혜택을 주는 것도 사라져 가는 우리 문화를 되살리기 위한 조치다.

사과문을 보면 진정성을 찾기도 어렵다. 다른 고객이 한복을 착용한 고객의 옷에 걸려 넘어졌다는 등 특수한 사례만 나열해 한복에 대한 편견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다. 식사하기에 불편한 옷이 한복뿐인가. 결혼식장에서 많은 사람이 한복 차림으로 뷔페 음식을 먹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호텔측은 또 책임을 근무 직원의 착오로 돌리고 있다. 비상식적인 드레스 코드를 고치려는 다짐이나 우리 것을 소홀히 여긴 데 대한 반성이 없다. 업계는 호텔이 단순한 접객업소가 아니라 우리 문화를 알리는 최일선 창구라는 점을 깨달아 주어진 사회적 책무를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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