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AIST] “인재를 납기일 지키는 물건처럼 효율성만 강조” 서남표 총장과의 대화
“토론회의 본질이 빗나갔다. 올 들어 4명이 자살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답을 하지 않았다.”(학생)
“제도를 좋은 의도에서 세웠지만 많은 사람이 만족하지 않고 불만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며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 소통을 강화하겠다.”(서남표 총장)
최근 잇단 카이스트 학생 자살과 관련, 8일 대전 카이스트 창의학습관 ‘터만홀’ 강당에서 진행된 ‘서남표 총장과의 대화’ 간담회에서 학생의 질문에 서 총장은 이렇게 답했다.
카이스트 학부총학생회가 주최하고 카이스트 신문사가 진행한 이번 간담회는 당초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오후 8시부터 시작됐다. 7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석, 최근 학생들의 잇단 자살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학생들은 ‘징벌적 수업료’ 폐지 방침을 재확인 받은 뒤 그동안의 정책을 재검토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고 이에 서 총장은 시대가 계속 변하는 만큼 지금의 정책이 영구히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다양한 의견을 들어 수정할 것은 개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리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 학생이 “서 총장은 카이스트의 리더이자 교육자인데 인재를 납기일을 지키며 생산하는 물건처럼 효율성만 강조한다”며 “교육은 백년대계인데 2007년 시행된 제도가 2011년에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시대흐름만 따라가야 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서 총장은 “학생이 학교에 오래 다니는 것은 좋지 않다. 신지식은 스스로 할 때 배우게 된다”면서 “경험은 교실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한 것이 가장 큰 경험이다. 학교에서 빨리 나가라는 이유”라고 에둘러 답했다.
또 다른 학생이 “나로호 발사가 두 번 실패했다. 현재 카이스트 총장은 자동차 만드는 기술로 로봇을 만들고 있다”고 제기하자 서 총장은 “카이스트는 연구중심 대학이며 학생이 보고 배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학교에 비해 각종 위원회의 학생 참여 비율이 적다”는 학생의 주장에 대해 서 총장은 “학교 운영은 교학부총장이 수렴해 보고하기 때문에 위원회 학생 참여 비율을 잘 모르지만 사람과 관련된 위원회는 극비리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외부로 유출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이어 “참여 여부를 판단해 가능하면 많은 위원회에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간담회가 시작되기 직전에 이승섭 학생처장이 먼저 나와 “언론을 배제하고 카이스트 구성원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보자”며 학교 측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1시간가량 공개 여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모(19)씨의 친구라고 소개한 이모(19)씨는 “친구의 빈소에도 가지 않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총장이 나와 진심으로 사과하고 공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많은 학생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대전=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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