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지방] 지진 앞의 일본

Է:2011-03-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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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에선 지진 특별방송이 이어지고 있다. 아나운서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차분하다. 슬픔도 충격도 드러내지 않고 사실만 전달한다. 지진 재해를 대비하는 수준이 세계 최고인 일본도 이번 도호쿠 지진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최악의 상황에도 놀랍도록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다.

정부와 언론은 사망·실종자 집계에서 확인된 숫자만 발표한다. 지진 직후 일본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 수는 2명이었다. 이틀 만에 사망·실종자는 1만명을 넘어섰지만 어느 누구도 정부의 집계가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지 않는다. 쉽사리 추정 수치를 내놓기보다 혼란을 최소화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현지에 급파된 기자들도 철저히 자신이 확인된 사항만 전달한다. 12일 한 일본 방송에서 화재 피해 지역에 파견된 기자를 연결해 “현장상황이 파악됐느냐”고 질문하자 기자는 “조금 전에 도착해 알 수 없다”고 답했다. NHK는 피해자들을 직접 인터뷰한 모습은 방송하지 않고 있다.

비상 체제에 들어간 방송사는 광고도 전면 중단하고 재해방송을 진행한다. 정부의 기자회견을 편집 없이 직접 시청자에게 생중계한다. 쓰나미 경보 상황을 알려주는 지도가 TV 화면 한쪽에 계속 떠 있다. 피해 지역 병원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가벼운 부상부터 긴급한 환자까지 어느 곳으로 가는 것이 적절한지 안내한다. 통신사들도 피해지역 주민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개개인이 140자 내외의 메시지를 자유롭게 전파할 수 있는 트위터에 나타난 일본인들의 반응은 놀랍다.

“지금은 감정적이거나 비판적인 트윗을 할 때가 아니다. (피해 당하지 않은 사람은) 상상력으로 다치고 아프고 무섭고 슬픈 사람의 마음에 가까워지자. (피해를 당한 사람은) 상상력으로 자신의 불안이나 공포로부터 멀어지자. 몸이 떨리면 심호흡을 하자.”(@yu_miri_0622)

“오키나와현민 여러분, 오늘 낮 1시부터 국제대로 주변에서 지진 이재민 모금 활동을 합니다. ‘무언가 하고 싶다’하면서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 함께 행동에 나갑시다.”(@noHIKARI)

물론 지진 피해 앞에서 눈물도 흘리지 않는 것이 과연 정상적이냐, 일본 언론이 평소 한국이나 중국 문제도 이렇게 차분히 보도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일본의 대응은 배울 점이 많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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