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문일] ‘청소원에게 정의를’
1990년 4월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저임금에 항의하는 청소원들의 파업이 일어났다. 종교계와 지역사회 지도자, 정치인 다수가 파업에 지지를 보냈다. 가톨릭 LA 교구 로저 마호니 추기경은 특별 미사를 집전했고 리처드 리오르단 LA 시장도 파업을 지지했다. 청소부들은 다음 3년간 최소 22% 인상된 임금을 약속받고 3주간의 파업을 끝냈다.
즐비한 초고층 건물의 궂은일을 도맡은 LA 청소부들은 대다수가 흑인이나 중남미계 불법 이민자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고용 불안과 저임금을 감내하는 이들의 애환은 이 파업을 소재로 2000년 켄 로치 감독이 만든 영화 ‘빵과 장미(Bread and Roses)’에 잘 나타나 있다. 장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가치를 지키고 자신의 노동이 사회적으로 존중 받기를 원하는 욕구를 상징한다.
‘청소부에게 정의를 돌려주라’는 뜻의 ‘Justice for Janitors(JfJ)’ 운동은 1988년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시작됐다. 덴버뿐 아니라 도시의 건물 청소부들은 청소용역 회사들 간 치열한 경쟁으로 임금이 대폭 깎이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 용역회사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 건물 소유주에게 책임을 넘기고, 건물 소유주에게 사정을 호소하면 용역회사의 일로 돌렸다.
북미서비스노동자연맹(SEIU)이 조직한 LA 파업의 성공은 JfJ를 미국 전역으로 확산시켰다. JfJ는 현재 29개 도시에 22만여 회원을 가진 저임금·비정규직 노조로 성장했다. 2000년에는 JfJ를 모델로 7만여명이 가입한 가정간병인 노조가 LA에서 결성됐다.
올해 초 홍익대에서는 용역업체들이 단가가 낮다는 이유로 입찰을 포기해 미화원·경비원 170여명이 해직됐다. 미화원·경비원 노조는 홍대 측이 최저임금 이하의 급여로 계약 연장을 요구했으며 노조를 무력화하려고 용역 입찰을 무산시킨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사립대학들에서도 같은 형태의 분규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2006년 미국 마이애미대에서 일어난 JfJ는 홍익대 사태에도 참고가 될 만하다. 마이애미대 교수와 학생들이 청소부들 편에 서서 임금 인상은 물론 건강보험과 무급휴가까지 얻어냈다.
흥미로운 것은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노조와 지역사회 및 시민단체의 연대가 확대되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으며 건물주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수집돼 협상력을 강화시켰다는 점이다.
문일 논설위원 norw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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