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해외 영토 넓힌다] 불수강 생산기술 ‘괄목상대’… 중국판 포철신화 일군다
④ 포스코 中 장자강 스테인리스 공장
‘쿵!’ 굉음과 함께 가열로에서 빨갛게 달궈진 슬래브가 모습을 드러냈다. 1500도의 열기가 순식간에 2층 견학장까지 날아와 얼굴이 온통 화끈거렸다. 슬래브는 롤러를 타고 압연 등 열연공정을 거쳐 커다란 두루마리 화장지 같은 20t짜리 열연코일이 된다. 또 이후 화학처리 등 냉연공정을 거쳐 반짝거리는 스테인리스 강판으로 태어난다.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에서 양쯔강을 따라 차로 두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장쑤성 장자강시 ‘장가항 포항불수강(ZPSS)’. 불수강(不銹鋼)은 스테인리스강의 중국식 표현이다. 이곳은 전기로 등을 갖추고 쇳물에서부터 열연, 냉연, 가공까지 연간 80만t의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체계를 완비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세계 스테인리스 분야를 선도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물론 중국에서도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인 스테인리스 산업을 이끌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 해외 진출의 본보기=한·중 합작기업의 모범이라는 평가를 받는 ZPSS는 1997년 설립 이래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해왔다. 지난해에도 매출액이 21억3000만 달러로 2009년보다 48%나 늘었고 영업이익도 56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포스코의 글로벌 투자 성공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또 저가원료 사용기술과 품질 차별화 등으로 중국 내 스테인리스 기업 중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곳의 주력제품은 식기 등 주방용품 재료인 300계와 차량 머플러 등 부품 재료인 400계다. ZPSS 측은 “가장 짧은 납기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쪽에서는 연산 23만t 규모의 세 번째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여기저기 튀는 용접 불꽃 사이로 오는 4월 준공될 공장의 모습이 제법 틀을 잡아가고 있다. 공장 전체 길이는 910m, 생산설비 길이만 710m에 달한다. 중국 스테인리스 냉연제품 생산라인 중 최대 규모다. 원료비 절감을 위해 저가원료 사용 비율을 늘릴 수 있는 용해로도 3월 완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ZPSS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 원가 경쟁력 강화 등으로 올해 조강생산 100만t, 매출 25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김용민 ZPSS 총경리는 “안정된 경영활동을 통해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화 노력이 성장의 기반=ZPSS의 성장 배경에는 현지화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이라는 주요 경영방침이 있었다. 창립 초기부터 지역사회를 위해 장학기금 마련, 교육기자재 기증, 불우이웃돕기 참여, 소방기자재 기증, 단체 헌혈참여 등을 전개해 왔다. 2007년에는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장자강시에 국제학교 건립기금 1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지난해에는 창하이 지진, 지린성 홍수 등 자연재해 구호금으로 43만 달러를 내기도 했다.
ZPSS는 또한 2007년부터 포스코 고유의 혁신활동인 ‘현장용 QSS(퀵식스시그마)’ 등을 도입해 현장 안전도를 높이고 생산성 및 품질수준 향상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포스코 본사와 동일한 수준의 환경보호 활동을 통해 2009년 장자강시 정부로부터 환경모범업체로 선정됐다. ZPSS는 전체 투자비의 15%를 환경보호 관련 시설에 투자하고 부지면적의 45% 이상을 녹화구역으로 조성했다. 아울러 제품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부산물은 최대한 재활용하고 있다.
연간 1인당 150시간을 목표로 직원 대상 경영관리, 어학, IT, 기술교육 등을 실시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중국에 진출한 다른 외국기업의 평균 교육목표가 연간 1인당 40시간 정도임을 감안하면 중국 내 최고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차장, 부장급 직원들은 중국 명문대학인 칭화대, 베이징대 등에서 단기 MBA 과정을 수료토록 해 고급관리자로 육성하고 있다.
현장혁신과 루오마오린(32)씨는 “2000년 입사 이래 중국에서는 생소한 QSS 등 혁신활동과 어학, 경영관리 등 교육을 통해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많은 발전을 한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자강=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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