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동수] 타블로 사건이 남긴 교훈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은 타인에 대한 편견이 인간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여주인공 엘리자베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남자 주인공 다아시에 대해 오만하다는 편견을 가진다.
다아시는 활달하고 매력있는 엘리자베스를 사랑하게 되지만 두 사람 사이는 좀체 가까워지지 않는다. 편견과 오해에서 비롯된 보이지 않는 장애물 때문이다. 그러던 중 엘리자베스는 어떤 사건을 통해 다아시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되고 두 사람은 결국 서로의 진심을 확인, 해피엔딩을 맞게 된다.
이 소설은 인간 사이의 편견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지, 또 얼마나 부정확한지를 잘 보여준다. 인간 관계에서 생기는 수많은 오해와 갈등, 다툼은 편견에서 비롯된다. 한 번 주입된 편견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 인간이 가진 불완전성과 이기심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편견을 부추긴다. 근자에 우리 사회를 흔들었던 타블로 사건이 그 한 예다. 이 사건이 언론과 경찰의 검증으로 일단락되기까지 타블로를 공격한 네티즌들의 태도는 참으로 집요했고 비정상적이었다. 이들은 어떤 객관적 증거가 드러나도 믿지 않는 극단적 편견과 아집적 행태를 보였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일반 대중들도 이런 부정확하고 편견적인 주장에 쉽사리 동조해버렸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어떤 인물이나 세력이 저의를 갖고 조작된 언어를 퍼뜨리면 얼마나 간단하게 넘어가는 사회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고나 할까.
‘소셜 미디어’는 양날의 칼이다. 선용되면 표현 자유의 확대에 큰 기여를 하지만 악용되면 타블로 사건처럼 개인을 매장시키고 엄청난 사회적 해악을 가져온다. 그것은 또 다른 권력의 횡포에 다름 아니다. 사회학자들은 소셜 미디어가 발달할수록 팩트가 아닌 허구, 객관성이 아닌 편견이 범람할 가능성이 커지리란 전망을 내놓는다.
몇몇 악성 누리꾼의 선동에 이끌려가지 않으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어떤 의혹이 제기됐을 때, 충분한 팩트와 지식이 얻어질 때까지 섣부른 판단을 삼가는 것이다. 심사숙고하는 사람만이 거짓과 편견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타블로 사건이 우리 사회의 성숙성을 앞당기는 반면교사가 됐으면 한다.
박동수 선임기자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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