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에도 미달… ‘스팩株’의 수모
상반기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며 열풍을 일으켰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시들해지고 있다. 이미 상장한 스팩의 상당수는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거나 수익률이 10% 미만이다. 이달 청약을 받고 있는 스팩은 공모 결과가 신통치 않다.
스팩은 비상장 우량기업의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서류회사(paper company)다. 지난 3월 시장에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일반 청약률이 100대 1을 넘을 정도로 ‘투자 광풍’이 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은 ‘금융 신상품’으로 쏠렸다. 대우·미래에셋·현대·동양증권 스팩은 당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공모가 대비 41.6∼154.0%까지 치솟기도 했다.
◇싸늘한 투자자=대신증권은 지난 12∼13일 진행한 ‘그로쓰알파스팩’의 일반투자자 공모에서 최종 청약률이 0.77대 1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642만여주를 모집했지만 496만여주만 청약을 받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일반 공모를 진행한 솔로몬투자증권의 ‘SBI&솔로몬드림스팩’ 최종 청약률도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0.48대 1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스팩과 솔로몬증권스팩이 일반 공모에 앞서 실시한 기관투자가 대상 공모금액도 각각 71억원(기대 금액의 50%), 100억원(70%)을 모으는 데 그쳤다. 결국 기관·개인을 합친 총 공모금액 가운데 미달분을 주관사인 증권사가 떠안게 됐다.
한 증권사의 스팩 담당자는 “후발 스팩의 경우 개인투자자 공모자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비율을 기존 스팩(95∼97%)보다 높은 100%로 상향해 원금 보장성을 강화했는데도 청약 미달 상황이 발생했다. 기대만큼 시장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천편일률적 스팩 출시가 문제=지난 13일 기준으로 상반기에 상장했던 스팩들의 성적표는 양극화가 뚜렷하다. 3월에 상장된 대우·미래에셋·현대·동양증권 스팩은 주가가 공모가 대비 1.5∼55%가량 올랐다. 반면 5∼6월 상장된 스팩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3월에 상장한 스팩의 경우 ‘설립 1년 후 M&A 가능’이라는 조건에 따라 다음달 중으로 M&A 논의가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조만간 일반 공모를 진행하는 스팩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6∼17일, 교보·KTB증권은 18∼19일, HMC투자증권은 19∼20일, 이트레이드증권은 31일∼9월 1일 청약을 받는다. 개인투자를 상대로 하는 일반 공모 이전에 있었던 기관투자가 공모에서 예상 공모액을 달성한 곳은 HMC투자증권이 유일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웬만한 증권사는 모두 스팩 상품을 내놓았다. 증권사들이 M&A 대상 기업으로 신재생 에너지, IT, 녹색산업 분야를 내걸었는데 천편일률적이다. 이게 투자 매력을 낮추는 한 요인이다”라고 지적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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