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신년사 주제어는 ‘내실 속 도약’
4일 시중은행장들의 신년사에서 빈번하게 사용된 단어는 ‘내실 성장’이었다. 하지만 이 ‘껍질’을 벗기고 들어가면 ‘생존 과제’ ‘사활이 걸린’ 등 승리를 위한 비장한 결의가 담긴 말들이 쏟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그간의 확장 위주 경영에 쏟아진 비판을 의식한 듯 ‘건실한 성장’을 내세우면서도 ‘1등 은행’이 되기 위해 치열한 영업대전을 치르겠다는 의욕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포문은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열었다. 이 행장은 신년사에서 “앞으로 국내 금융권의 판도는 은행간 인수·합병(M&A)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은행 간 합종연횡이 마무리되면 은행산업은 메가뱅크의 과점체제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향후 2∼3년간이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할 것인지, 국내 중위권 그룹에 머물 것인지 결정된다”며 “올해를 1등 은행을 향한 알찬 성장과 도약의 전기로 삼자”고 강조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 역시 “내실 성장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제시했다. 이 행장은 “민영화는 위기와 기회라는 양면을 갖고 있다”면서 “수익성과 건전성 등 모든 재무지표에서 기량을 보여주고 은행권을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한 단계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며 금융대전의 한 판 승부를 예고했다. 김 행장은 “우리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직원의 역량과 은행 성과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의 신년사에도 위기감이 배어나왔다. 윤 행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비상조치들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되면 많은 한계기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하고 오랫동안 거래해 오던 고객들이 언제 우리 곁을 떠날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윤 행장은 “그동안 생존을 위해 웅크렸던 은행들이 올해는 회복된 체력을 바탕으로 곳곳에서 격전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개인금융 활성화를 돌파구로 삼아 이제는 ‘기회의 강’을 건너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리딩뱅크 수성에 나선 국민은행은 변화와 혁신을 카드로 꺼내들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올해는 10년 이상 1등 은행의 성공 신화를 창조하기 위한 중요한 한 해”라면서 ‘변화와 혁신을 통한 리딩뱅크 위상 강화’를 경영전략으로 내세웠다. 강 행장은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통한 내실성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면서 “적정 수준의 대출자산 증대 및 효율적 운용으로 순이자마진(NIM)을 개선하고 비이자 부문의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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