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가 자발적으로 `공익성 강화 선언'을 하면서 들머리에 내세운 `드라마 편수 축소' 공약이 흐지부지 될 전망이다.“시청률 경쟁을 지양하겠다”던 호언장담도 간 데 없다.폐지됐던 드라마가 슬그머니 부활할 조짐이고 시청률 낮은 드라마는 조기 종영을 적극 검토중이다.
KBS 2TV는 아침 드라마를 되살릴 계획이다.3월 방송될 `해당화'(가제)는 효성이 지극한 양아들이 생모가 나타나자 기른 정을 버리고 돌아선다는 이야기.KBS 2TV는 연말에 저조한 시청률로 `방송해서 미안해'라고 불렸던 아침극 `사랑해서 미안해'를 슬쩍 내린뒤 만화영화를 내보내는 중이다.비난 여론을 의식해 시청률이 부진한 `싱싱 손자병법' 등 시트콤을 폐지할 것도 검토중이다.
초반에 강한 `공익성' 제스처를 취했던 SBS는 주말극 `흐린 날에 쓴 편지'의 조기 종영을 두고 심각하게 고민중이다.방송된 지 두 달이 넘도록 시청률이 오를 기미가 안 보인다는 판단 때문.일급 작가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쉬쉬하고 있지만 4월까지 천수를 누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이미 지난해 말 후속작으로 기획된 트랜디 드라마 `젊은 태양'은 연초부터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한편 월~토요일 방송되던 드라마 재방송 중 토요일 시간대에 옴부즈맨 프로를 편성해 명분을 얻는다는 계획이다.
결국 3월 봄철 개편 이후에도 시청자가 느끼는 드라마 체감 편수는 별로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3사 공히 주요 시간대에 배치된 드라마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대신 `가족주의'를 강조한 `공익적' 내용으로 면피하겠다는 속셈이다.
/윤정훈 jhyun@kukminilbo.co.kr
방송사 드라마 축소 공약 `흐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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