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충돌의 급변사태를 이유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첫날인 16일(현지시간) 조기 귀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과는 관계없다”고 밝히면서 양국 간 충돌이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급거 귀국으로 G7 계기로 추진하던 한·미 정상회담도 불발됐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을 조속히 재추진하고 실무진 협의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워싱턴으로 복귀해 많은 중요한 문제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을 것”이라며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만찬 후 떠날 것”이라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곧이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조기 귀국 이유를 설명하며 “(이스라엘·이란) 휴전과는 관계가 없다. 그것보다 훨씬 큰 것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이란 정권교체 작업을 미국이 묵인 또는 용인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은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지 못하는 내용의 ‘이란 전쟁 금지법’을 발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간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이 관세·통상 협상과 방위비 분담금 및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등 중차대한 양국 현안의 해법을 찾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캐나다 캘거리에 마련된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귀국하게 돼 내일로 예정됐던 한·미 정상회담은 어렵게 됐다”며 “원래 다자 계기에 이런 일이 간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문제와 관련 있어 보인다”며 “미측으로부터는 그런 상황이 생긴 언저리에 저희한테 양해를 구하는 연락이 왔었다”고 덧붙였다. 호주 등 다른 나라 정상들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조율 중이었다가 모두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측은 이른 시일 내 두 정상이 다시 만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별도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지 않는 이상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가장 빠른 기회다.
캘거리=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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