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잃고 두 아들마저 빚 때문에 종으로 끌려가게 된 한 여인이 어느 날 절박한 심정으로 선지자 엘리사를 찾아왔습니다. 돈을 빌려준 이가 여인의 두 아들을 데려가 종으로 삼으려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인은 엘리사를 만나고 구원의 역사를 체험합니다. 빈 그릇에 기름이 가득 차는 ‘채움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여인은 기름을 팔아 빚을 갚았고 남은 돈으로 두 아들과 생계를 이어가게 됩니다.
채움의 시작은 부르짖음이었습니다. 여인은 하나님의 사람에게 나아가 부르짖었습니다. 연이은 시련에도 여인은 포기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선지자에게 나아가 부르짖었습니다.
채움의 역사를 일으킨 한 동력은 바로 여인의 믿음이었습니다. 그에겐 하나님이 지금의 상황을 역전시키실 거란 믿음이 있었습니다. 상실의 아픔과 무일푼의 상황에서도 그는 믿음 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열왕기서 기자는 이 여인과 대조되는 인물을 기록했는데, 이스라엘의 왕 아하시야입니다. 아하시야는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 병이 든 뒤 하나님이 아닌 에그론의 신 바알세불을 찾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의 이 이름 없는 여인에겐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 채움의 역사엔 비밀이 있습니다. 여인과 그 아들들의 순종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이 여인에게 그릇을 빌리라고 지시합니다. 여인과 아들들은 “그릇을 빌리되 조금 빌리지 말라”는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이 여인과 두 아들이 그릇을 빌리러 다닐 때의 상황을 상상해봅시다. 이미 집안의 어려운 사정은 동네에 소문이 다 퍼졌을 거고, 그릇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그릇을 빌려주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았을 겁니다.
그럼 하나님은 왜 그릇에 기름을 채우는 방식으로 이 여인의 문제를 해결하셨을까요. 번거롭지 않게 금덩어리 하나를 주실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번거로운 방법을 사용하신 데엔 순종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선 순종한 이들이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길 바라신 듯합니다.
오늘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역시 ‘왜 하나님께서 우리의 뜻대로 즉시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실까’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왜 하나님은 일마다 때마다 우리로 기도하게 하시고, 순종을 요구하실까’라며 의문을 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선 우리의 기도와 순종을 요청하십니다. 인생에서 가장 큰 불행은 돈을 잃어버린 것도 건강을 잃어버린 것도 사람을 잃어버린 것도 아닙니다. 기도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원수 마귀는 우리의 간구하는 심령을 빼앗으려 합니다. 우리의 기도할 의지를 꺾으려는 겁니다.
성경은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며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난다”(잠 4:23)고 말합니다. 기도의 마음을 지킵시다. 기도해야 순종할 수 있고 순종할 때 하나님의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기도할 힘은커녕 기도할 마음조차 없을 땐 더욱 예수님의 이름에 의지해 부르짖어야 합니다. 그때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하나님께선 우리가 믿음의 비밀을 체험하길 원하십니다. 그래야 우리의 믿음이 더욱 굳건해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살리시고 온전케 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채움의 역사를 누리시길 바랍니다.
류명렬 목사
대전남부교회
◇대전남부교회는 말씀과 기도로 굳건히 서서 시대와 세상에 모범을 보이는 교회입니다. 다음세대를 말씀으로 양육하고 모든 성도가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가족처럼 함께 신앙생활을 누리는 건강한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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