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정부 행정지도에 따라 오는 5일부터 유심 부족 현상이 해소될 때까지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다. 유심 교체와 같은 효과를 내는 유심보호 서비스는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 가입된다. 유심 교체 수요가 몰리는 연휴가 지나고 나면, 오는 15일 이후부터 유심 대란은 잠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는 2일 서울 중구 SKT 타워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고객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SK텔레콤은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오는 5일부터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모집을 중단키로 했다. 이 기간에 발생한 매장의 영업 손실은 SK텔레콤에서 보전한다.
직영점과 대리점이 아닌 판매점은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 대상에서 제외했다. 유 대표는 “판매점은 SK텔레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있지 않다”면서 “판매점의 경우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이 영업을 중단하라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판매점에 대해서는 중단 조치를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유심보호 서비스는 자동으로 가입되도록 조치했다. 자동 가입 대상은 해킹 사건 이후 아직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유심을 교체하지 않은 가입자 850만명이다. 이 가운데 75세 이상 고령층 및 장애인 고객을 먼저 가입시키고, 오는 14일까지 하루에 최대 120만명씩 순차적으로 가입시킬 방침이다. 해외 로밍과 유심보호 서비스를 동시에 가입할 수 없는 문제는 14일 이후 서비스 업데이트로 해소할 계획이다.
정부가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할 때 물어야 하는 위약금을 면제하는 등의 피해보상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데 대해서는 검토 중이란 입장을 되풀이했다. 유 대표는 “위약금은 워낙 위중한 사안이라 최고경영자(CEO) 단독으로 할 수 없고 이사회 논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내부 법무 검토가 끝나는 대로 이사회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해킹 사태로 SK텔레콤 가입자들이 대거 다른 통신사로 옮겨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 이동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에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겨간 가입자는 23만6901명으로 전월(12만6171명) 대비 87% 증가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SK텔레콤에 유출 가능성이 있는 모든 이용자에게 신속히 유출 사실을 통지하라고 요구했다. 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보호 대책과 SK텔레콤 전체 이용자의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충실한 지원 대책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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