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에 대해 전 정권 탓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0.3% 역성장한 것에 대해 “조 바이든 탓이지 트럼프 탓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왜곡 요인을 제거한 ‘핵심(근원) GDP’는 3%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며 “우리가 (바이든으로부터 나쁜 경제를) 물려받은 상황에도 수치를 반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GDP 보고서는 1월부터 3월까지의 첫 주요 경제 성적표로 트럼프는 1월 20일에 취임했다.
미국 언론들은 1분기 GDP 역성장의 핵심 이유로 수입 급증을 지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순수출(수출과 수입의 차이)이 전체 GDP에서 거의 5% 포인트를 깎아내렸다”며 “기업들은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서둘렀는데 수입은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기업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수입을 크게 늘린 것이 성장률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는 얘기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서 “이건 트럼프의 주식시장이 아니라 바이든의 주식시장”이라며 부진한 증시에 대해서도 바이든에게 책임을 돌렸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러드 번스타인은 “주식시장에 관해서라면 트럼프는 말할 자격이 없다. 주식시장은 바이든 아래에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냈다”며 “트럼프의 무역전쟁과 관세 정책이 이번 데이터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WSJ는 다만 트럼프의 주장처럼 근원 GDP는 3% 증가했고, 기업들이 장비 투자와 재고 확충을 늘린 점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관세 정책이 계속될 경우 경기 침체를 우려했다.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정부가 조만간 관세 문제에 대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 훨씬 더 부정적인 GDP 수치를 보게 될 것이고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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