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시며 따를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내용이 마태복음 5~7장의 산상수훈입니다. 이 산상설교에는 하나님 나라와 기도에 대한 말씀들이 보석처럼 기록돼 있습니다. 신자들이 일상의 삶에서 기도는 이렇게 하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하고 찾고 두드리라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라고요. 그러면 주실 것이고 찾아낼 것이며 열릴 것이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구약성경 사사기를 보면 당시 암울한 시대에서 사무엘서의 희망의 시대로 넘어가는 사이에 있는 이름 없는 여인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시어머니 나오미와 모압 며느리 룻의 삶을 기록한 룻기입니다. 하지만 그 여인들은 좌절하거나 절망으로 인생을 끝내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희망을 찾아갑니다. 그 중심엔 어머니 나오미의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그 안에 담겨 있습니다. 그 신앙 유산이 복음의 씨앗이 되어 민들레 홀씨처럼 흘러 흘러 예수님께로 이어집니다.
사사시대 말기는 사람마다 각자 자신의 소견이 옳다고 여기는 대로 행동하며 사회와 종교가 부패해 어둠이 짙게 드리웠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대에도 하나님의 역사는 이어졌습니다. 시골 어느 작은 마을, 이름 없는 한 가문에서 한 여인, 한나를 하나님께서 세우셨습니다. 그녀는 고통과 고난 가운데 통곡하며 기도하고 응답으로 주신 사무엘을 통해 마침내 자신과 가문, 그리고 나라와 민족을 살리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도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고난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2025년의 봄은 주님이 걸어가신 고난의 길이 많이 생각나고 묵상하게 되는 계절입니다. 구하고 찾고 두드리며 매일매일 기도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었던 수많은 사람이 성경에 가득하고 요즘 우리 주위에도 참 많겠구나 싶었습니다. “너희는 여호와를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암 5:6)
고난 속에서도 간절한 기도로 심겨졌던 복음의 씨앗은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습니다. 우리네 어머니들의 매일매일의 삶과 기도가 다음세대에게 흘러가고 눈물과 한숨이 빚어낸 기도가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신앙의 유산이 돼 지금까지 이 땅 교회에까지 흘러왔습니다.
세대와 교회를 깨워 우리가 잃어버린 영성, 때로는 기복신앙으로 치부돼 저편으로 밀려나 버린 부모님 세대의 무릎 영성이, 그리고 저 갈릴리 바닷가 언덕에서 주님이 전해주신 하나님 나라 이야기들이 오늘 우리 교회와 가정에서 이 고난의 때에 구하고 찾고 두드려져 다시 한번 이 땅 곳곳에 퍼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앞선 세대의 신앙이 다음세대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 나오미와 룻처럼, 또 한나와 사무엘처럼, 그리고 주님과 제자들처럼 이어졌으면 합니다. 이 땅 무명 여인들이 매일매일 새벽을 깨우고 기도로 일상을 쓰고 살아냄으로써 한국교회를 지켜오셨습니다. 다시금 기도해주십시오. 우리 신앙 선배들이 교회에서 기도하셨던 그 기도의 힘으로 힘든 시기를 돌파했던 것처럼, 지금 한국교회에 이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기도의 영성이 다시금 뜨겁게 깨어나 사람들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기쁨과 감사의 계절이 오길 소망합니다.
이화정 목사(신흥성결교회)
◇신흥성결교회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으로 경기도 성남에서 말씀 사랑과 이웃 사랑의 정신으로 사람을 살리며 생명을 살리고 있습니다. 이화정 담임목사는 서울신학대학원을 거쳐 독일 보쿰대학교에서 조직신학, 기독교윤리학을 전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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