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운영하는 대형 정찰무인기(UAV)가 지상에 있는 헬기와 충돌하는 사고가 17일 발생했다.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쯤 경기도 양주시 군 비행장에서 군용 무인기 ‘헤론’이 착륙하던 중 지상에 계류된 다목적 국산 헬기 ‘수리온’(KUHC-1)과 부딪혀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30분 만에 진화했지만 사고 헬기와 무인기는 전소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헤론은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무인정찰기다. 대당 가격만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우리 군에 실전 배치돼 북한 황해도 해안의 해안포와 내륙 지역 장사정포 등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헤론이 임무 수행 중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1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지상정보여단은 북한이 화성-19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헤론을 투입해 동향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작전 투입 후 얼마 지나지 않은 다음 날 새벽 2시쯤 추락했다.
수리온은 한국형 기동헬기로 방위사업청 주관하에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2006년부터 개발했다. 2012년부터 육군에 실전 배치돼 기동헬기와 의무 헬기로 활용 중이다. 수리온의 대당 가격은 185억~200억원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6일 경기도 포천 일대에서 발생한 공군 KF-16 전투기의 민가 오폭 사고 11일 만에 발생했다. 군 관계자는 통화에서 “(무인기가) 비행장에서 착륙해 감속하던 과정에서 방향이 비틀어진 것 같다. (자세한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 전후 북한의 GPS(위성항법장치) 교란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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