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이 휘두른 흉기로 부상을 입는 경찰이 2019~2023년 2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휴대하는 테이저건이나 리볼버 권총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지만 대안으로 꼽히는 ‘저위험 권총’ 도입은 지지부진하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광주에서 경찰이 흉기에 찔린 사건처럼 범인 습격으로 다친 공상 경찰관은 2019~2023년 2082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608명에서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다가 2022년 349명, 2023년 408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강력범죄 현장에서 범인을 제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38구경 리볼버 권총이나 테이저건 등을 사용하지만 이용 빈도는 낮다. 피해 발생으로 민·형사 소송에 연루될 가능성을 우려해 위급한 상황에서도 물리력 사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경찰이 권총을 사용한 횟수는 2023년 20건(실제사격 9건, 경고사격 11건)에 그쳤다. 같은 해 테이저건 사용 횟수는 277건으로 집계됐다.
광주 경찰관 흉기 피습 사건으로 테이저건의 실효성 문제도 부각됐다. 당시 경찰이 쏜 테이저건은 두꺼운 옷을 입고 있던 피의자에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테이저건은 2개의 탐침이 대상자에게 모두 명중했을 때에만 전기가 통해 근육 마비 등 효과를 낼 수 있다.
경찰 내부에선 저위험 권총 도입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는다. 저위험 권총은 일반 권총과 외형이 비슷한데 플라스틱으로 만든 저위험 탄두를 사용하며 무게도 가볍다. 살상 능력은 38구경 리볼버 권총의 10% 정도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범인을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수단이라는 평가가 있다.
저위험 권총 도입은 2023년 8월 윤석열 대통령의 보급 지시로 본격화했지만 자체 성능 테스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진행된 저위험 권총 검증에서도 일부 성능이 목표치에 미달하는 결과가 나왔다.
경찰청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저위험 권총을 본격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부산 지역 경찰서에서 내년 한 해 사전 사격 훈련을 실시한 후 현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도시 인구 규모가 큰 지역 경찰서부터 저위험 권총을 보급할 방침이다.
일선 경찰은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경찰의 책임을 줄이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국회에는 경찰의 직무수행 면책 범위를 확대해 강력범죄 현장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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