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 드라마로 유명해진 작가 아들을 둔 덕분에 제가 인터뷰도 하고 요즘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다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경기도 용인 신세계교회에서 시무하는 이유원(66) 목사는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아버지가 아닐까’라는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이 목사는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TV쇼 1위를 차지한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원작자 이낙준(사진) 작가의 아버지다. 이 목사의 장남인 이 작가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이자 132만 구독자를 보유한 의학 유튜브 채널 운영자이기도 하다. 의사, 100만 유튜버, 인기작가. 요즘 세상에서 가장 각광받는 타이틀을 모두 거머쥔 셈이다. 이 목사의 차남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직장인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일 교회에서 만난 이 목사는 “아이들이 어린 시절,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미술을 가르치며 그림 읽는 법을 알려줬다”며 “특히 다양한 책을 접하게 한 것이 두 아들이 작가의 길을 걷는 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두 아들이 이른바 공부 열심히 하는 ‘엄친아’는 아니었다. 이때 이 목사가 한 건 아이에게 자유를 주되 신앙에 대해서만큼은 원칙을 지킨 것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낙준이는 만화방과 PC방에 다니며 친구들과 노느라 공부에 관심이 없어 아내 걱정이 컸었죠. 하지만 저는 잔소리하지 않았습니다. 공부가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께서 이끌어가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니까요. 다만 ‘신앙만큼은 한 걸음도 물러서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2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이 작가는 수요예배와 금요철야 기도회를 빠지지 않으면서도 인하대 의대에 합격했다. 아들을 믿어준 이 목사에 대해 이 작가 본인도 “권위적이지 않고 자유로운 성품의 아버지는 항상 우리를 믿어주셨고 목회자로서 늘 존경스럽다”고 밝혀왔다.
이런 그의 교육 철학은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신학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전격적으로 변화한 경험과도 연결된다. 이 목사는 “성악과 1학년 때 친구의 전도로 신앙을 가졌다. 기독학생회 수련회에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뒤 성악을 내려놓고 신대원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가난한 전도사로, 불교 집안의 앞길 창창한 서울대 치의대생 부정선(68) 사모와 결혼할 땐 장인 장모의 반대를 무릅썼다. 이 목사는 “두 아들을 낳은 후에야 장인어른을 만났다. 이후 두 분 모두 신앙을 갖고 방언의 은사도 체험했다”고 말했다.
청년 중심 공동체인 신세계교회에서 시무하면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고 분명한 관점을 가지라”는 걸 늘 강조한다는 이 목사는 이 시대 부모들을 향해선 이렇게 조언했다.
“자녀를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는 삶을 사세요. 그리고 축복하며 기도하세요. 기도로 세운 자녀는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용인=글·사진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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