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교회(조우현 목사)는 지난해 예배당을 경기도 성남시로 옮기면서 금요철야 예배를 ‘스탠드업 워십’으로 명명했다. 예수님이 중풍에 걸린 환자를 고치시며 ‘일어나라’고 하신 성경 말씀에서 착안해 지친 마음, 침체한 예배가 다시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원래 해오던 사역에 의미를 담은 ‘브랜딩’의 일환으로, 수많은 교회 속에 서울로교회만의 특이점을 부여하려는 시도였다.
조우현 목사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과 신도시는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마치 개척을 하는 기분이었다”며 “작은 교회지만 정체성을 명확히 해서 우리 교회가 어떤 곳인지 알리면 지역 주민들이 기독교와 복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에 교회 브랜딩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조 목사는 교회 이름을 활용해 교회 캐치프레이즈를 ‘서울로 세계로 미래로’로 정하고 십자가와 빛을 형상화한 교회 로고도 새로 디자인했다. 로고를 인쇄한 에코백과 티셔츠 등의 굿즈도 만들어 배포했고 교회 벽면은 아트월로 꾸몄다. 교회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그의 경력과 그동안의 사역 방향이 중심이 됐다. ‘민들레선교회’를 통해 중국선교 활동을 했던 그는 ‘민들레아트미션’ 브랜드를 론칭해 선교와 예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교회들의 독창적인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브랜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은호 유지웍스 대표는 “이제 교회가 ‘기도 많이 하는 교회’ ‘영성 있는 교회’ 같은 평범한 내용에서 벗어나 세상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춘 젊은 감각의 ‘셀프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며 “브랜딩이 도구가 돼서 복음을 더 전파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코레일, KT&G 등의 로고를 만들고 새에덴교회, 대구 범어교회, 다일공동체 등을 담당한 브랜딩 전문가다.
경기도 화성 동탄동산교회(박동성 목사)는 교회 이니셜 ‘DD’를 이용한 브랜딩을 하고 있다. 교회는 다음세대 부서를 드림키즈(Dream Kids) 두드림(Do Dream) 데클레시아(D-ecclesia) 등으로 정하고 미술관인 ‘갤러리D’를 개관하며 지역과 소통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올리브교회(조준환 목사)가 만든 ‘블로잉워십’과 MZ세대를 위해 탄생한 예배사역팀 ‘플렉스워십’ 등도 브랜딩의 대표적 사례다.
전 대표는 교회 브랜딩을 위해 목회자가 먼저 교회 비전과 사명을 분명히 정할 것을 강조했다. 또 단순함과 명확성을 유지하고 주보나 간판뿐 아니라 홈페이지 등에도 일관되고 유연하게 적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교회 브랜딩은 따뜻한 공동체의 가치를 담아 친근하고 포용적인 이미지를 줘야 하고 어린이나 청년 장년 등 다양한 그룹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변하지 않는 가치인 예수님을 드러내며 그분을 영화롭게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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