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류 산업은 자주 환경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이 산업의 기본 원료가 되는 면화를 기르는 데 엄청난 양의 물과 다양한 환경오염 물질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스타트업이 나섰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실험실에서 면화를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갤리’가 최근 빌 게이츠가 설립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와 패션업체 H&M, 자라의 모회사인 인디텍스 등으로부터 3300만 달러(약 442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로 갤리는 누적 자금 조달액이 6500만 달러(약 872억원)에 달한다.
갤리는 면화를 기존에 밭에서 기르는 것이 아닌 실험실에서 배양한다. 면화 식물에서 세포를 채취해 통에 넣고 설탕 등 영양분을 공급한다. 세포가 충분히 증식하면 유전 기술을 활용해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한다. 이렇게 세포가 변형되면서 면섬유로 길어지게 되는 원리로 면화를 생산한다. 루치아노 부에노 갤리 대표(CEO)는 ‘배양육’ 스타트업들이 펀딩을 활발히 받고 있던 당시 비슷한 원리를 면화에 적용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면화를 기르는 스타트업이 등장하게 된 계기는 환경오염 때문이다. 면화로 티셔츠 1장을 만드는 데 약 2700ℓ의 물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사람이 자기가 입는 티셔츠 1장을 평생 세탁하는 데 드는 물의 양의 50배에 달한다. 면화를 재배할 때 사용되는 살충제, 비료 등도 심각한 환경오염원이다. 환경 컨설팅업체 콴티스에 따르면 이 스타트업의 면화는 기존 재배 방식보다 물 사용량을 99%, 토지사용량을 97%, 비료의 부정적인 영향을 91% 줄인다.
갤리는 일본의 면 시트, 거즈, 화장솜 등을 제조하는 기업 스즈란 메디컬과 의료용 면화를 10년간 공급하는 5000만 달러(약 671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갤리는 2021년부터 스즈란 메디컬과 협력해 섬유 평가 테스트를 진행했다. 갤리는 앞으로 약 3000t의 배양 면화를 스즈란에 공급할 예정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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