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이나 협박, 모욕, 성희롱 등이 민원 내용에 포함된 경우 민원 공무원이 이를 자체 종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전자민원 창구를 통해 제기된 업무 방해성 반복 민원 또한 제한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1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법 개정은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대책’의 후속 조치다.
개정안에 따르면 민원 공무원은 민원 내용에 욕설, 협박, 모욕, 성희롱 등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경우 자체 종결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또 3차례 이상 반복되는 민원은 내용이 동일하지 않아도 그 취지와 목적, 업무 방해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결 처리할 수 있다. 청원, 국민제안 등으로 접수·처리된 건에 대해서는 청원심의회, 국민제안 심사 등을 통해 심도 있는 검토를 거친 만큼 민원으로 다시 접수되는 경우 종결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전자민원 창구 이용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도 생겼다. 행안부는 비정상적 반복 민원의 경우 다른 민원인의 시스템 이용을 방해하고, 기관 업무에 차질을 빚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전자민원 창구 운영기관의 장이 해당 민원인의 전자민원 창구 이용을 정지하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동일한 사용자가 단기간에 유사한 민원을 수차례 제출하거나 자동 입력반복 프로그램 등을 통해 행정기관의 시스템 장애를 유발한 경우가 있었다.
민원인이 폭언·폭행하거나 무기·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는 경우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인 퇴거 또는 일시적 출입제한 조치도 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관보와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확인하면 된다. 관련 의견은 우편, 팩스,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민원처리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민원인의 권리는 보장하면서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자는 보호해 나가겠다”며 “행안부는 올바른 민원 문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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