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던 A씨는 사장으로부터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 앞서 사장은 A씨가 마음에 든다며 사귈 것을 제안했다. A씨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회사를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소규모 업체 직원 B씨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점심용 도시락을 싸서 출근했다. 그러자 회사 측은 ‘네 마음대로 할 거면 나가라’며 B씨를 해고했다. A씨와 B씨는 각각 지난해 11월과 10월에 이 같은 내용을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신고했다. 이렇게 불합리한 이유로 해고를 당하는 등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인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겪는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1년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에게 받은 이메일 제보 46건을 분석한 결과, 해고 및 임금 문제와 관련된 상담이 45건(97.8%·중복집계)으로 가장 많았다고 11일 밝혔다.
해고 사유 가운데 일부는 주휴수당 요청이나 회사에 도시락 지참, 사장의 교제 제안 거부 등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의 해고 제한·해고 때 서면 통지, 부당해고 구제신청 자격 부여 등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등 인격권 관련 상담도 38건(82.6%)에 달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선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더라도 근로기준법에 따른 보호를 받지 못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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