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첫 단독 선거운동에 나서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특히 자신의 검사 경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대비시키며 대선 승리를 자신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 오후(현지시간) 남편 더그 엠호프와 함께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캠프 사무실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봉사한 것”이라며 “바이든이 지난 3년반 동안 달성한 유산은 근대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 번의 임기만으로 두 번의 임기를 마친 대통령들 업적을 능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의 팀이고 하나의 싸움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가올 며칠, 몇 주간 나는 여러분과 함께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이 나라를 단결시켜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정치에 뛰어들기 전 캘리포니아주에서 검사와 법무장관으로 일했던 경력을 꺼내들었다. 그는 “여성을 학대하는 포식자, 소비자를 속이고 규칙을 어긴 사기꾼 등 온갖 가해자를 상대했다”며 “나는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안다. 나는 자랑스러운 내 경력을 부각시켜 그의 경력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자신이 젊은 시절 검사로 일할 때 성범죄 사건을 전담했다고 소개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유죄 평결 등을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 강화, 총기 규제, 생식권 보장(낙태 권리 확대), 투표권 보장 등이 집권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트럼프가 기회를 얻으면 그는 모든 주에서 낙태를 불법화하는 낙태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며 “우리는 생식의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캠프는 러닝메이트 선정 작업에도 돌입했다. 캠프는 공화당 ‘트럼프-J D 밴스’ 조합과 차별화하면서 해리스의 약점을 보완할 부통령 후보를 찾기 위해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합주, 남성, 차세대 주자, 백인 등이 러닝메이트 선정의 키워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CNN은 “해리스의 러닝메이트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마크 켈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등이 후보 검증을 위한 재정·가족 정보 제출을 요청받았다고 보도했다.
샤피로 주지사는 이날 피츠버그의 한 행사장에서 전날 해리스 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고 “우리는 트럼프를 이기고 우리의 자유를 보호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NBC방송은 “샤피로 주지사는 러닝메이트 선두주자 중 한 명”이라며 “그는 부통령 후보직을 제안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고 부인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해군 출신에 총기 규제에 강경한 켈리 의원, 공화당 우세 지역인 켄터키에서 재선에 성공한 앤디 버시어 주지사도 후보군에 속한다. 뉴욕타임스는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도 후보군에 포함시켰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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