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의 20대 딸이 서울 재개발구역에 전세를 끼고 7억원대 다세대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행복권’ 공동대표인 이 후보자 남편은 현재 복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오는 25일 국회 인사청문회 쟁점이 될 전망이다.
11일 국회에 제출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 장녀 조모(26)씨는 서울 용산구 효창동 한 신축 다세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조씨는 2022년 8월 해당 주택을 7억7000만원에 샀다. 이 주택은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대상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건물임대채무로 2억6000만원을 신고했다. 전세를 낀 채 주택을 매매하는 ‘갭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전세금 제외 5억1000만원 중 3억800만원은 아버지로부터 증여받고, 2억200만원은 빌려 매수 대금에 보탰다. 조씨는 아버지에게 빌린 돈을 자신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5월 상환했다.
이 후보자 측은 “장녀가 2017년 아버지 추천으로 A사(화장품 연구개발 기업) 주식 800주를 1200만원에 매수했다. 그중 400주를 부친에게 양도해 차용금을 갚았다”고 설명했다. 주식 매수 당시 주당 1만5000원이던 주가가 6년 만에 주당 50만5000원으로 33배 뛴 것이다.
이 후보자 측은 “자녀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 과정에서 성실히 증여세 등을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국회에 신고된 재산 내역은 이 후보자 46억여원, 배우자 117억여원, 장녀 6억여원 등 170억여원이다.
이 후보자 남편 조형섭 동행복권 공동대표는 복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조 대표 등은 2021년 9월 스피또1000 제58회 복권 6매에서 육안상 당첨 결과와 판매점 시스템상 당첨 결과가 일치하지 않자 오류로 추정되는 복권 20만장을 회수하기 위해 복권 정보를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당첨 복권 정보와 유통 정보를 이용한 것을 복권법 위반으로 보고 지난 5월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달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이 후보자 측은 “동행복권이 사고를 수습한 것의 법적 평가를 두고 다툼이 있는 사건”이라며 “기획재정부 담당 부서도 동행복권 조치에 법 위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 배우자는 경쟁업체의 반복된 고소·고발에 회의를 느끼고 대표직에서 사임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형민 신지호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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