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내년 합계출산율이 2.1명으로 올라서더라도 2040년까지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감소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 현장의 인력 부족에 대비해 외국인 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의 ‘독일·일본 이민정책으로 본 한국 이민정책 시사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현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2.1명을 회복하더라도 생산가능인구는 2025년 3591만명에서 2040년 2910만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목표치로 정한 합계출산율 1.0명을 가정했을 때 생산가능인구 감소 폭은 더욱 컸다. 2030년 합계출산율이 1.0명을 회복하더라도 총인구는 2025년 5175만명에서 2070년 3771만명으로 줄어들고, 생산가능인구는 2025년 3591만명에서 2070년 1791만명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2년 기준 0.78명이다.
대한상의는 출산율 제고 정책만으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 충격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저출생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독일처럼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2000년대 초반 노동력 부족이 현실화하자 이민정책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숙련기술인력 도입을 활성화하고 정착 중심의 이민정책을 펼치면서 2010년대 이후 생산인구 감소세가 멈췄다. 반면 고용 연장, 여성노동력 투입, 비정규직 양산 등 국내 노동인구 활용에 초점을 둔 일본은 생산인구 감소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인력 부족 문제가 계속되자 일본 정부는 2019년 간호·돌봄, 농업, 건설, 조선업 등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특정기능제도’를 도입했고, 지난달에는 새로운 외국 인력 확보를 위한 ‘육성취업지원제’ 도입을 결정했다.
대한상의는 이민 유치 정책으로 숙련기술인력에게 자유로운 취업 활동을 보장하는 취업 비자를 발급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이주민의 정착을 돕기 위한 교육 과정 등 거주 지원, 이주자에 대한 인식 개선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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