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재정 신속 집행 등으로 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세수가 덜 걷히는 상황에서 복지 지출,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을 보면 올해 1분기 일반정부 부문의 순자금조달은 50조5000억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순자금조달(25조6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자금순환은 각 경제 주체 간 자금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 경제 전체의 재무제표 성격을 갖는다. 예금, 보험, 주식 등으로 굴리는 돈에서 빌린 돈을 뺀 금액이다. 차액이 플러스면 그만큼 자금을 순운용한 것이고, 마이너스면 자금이 부족해 순조달한 것이 된다.
정부가 국채 발행 및 금융 기관 차입으로 당겨 쓴 자금은 78조8000억원으로 이 역시 최대다. 이는 지난 1월 정부가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서민 체감 경기 개선을 위해 약자 복지, 일자리, SOC를 중심으로 역대 최고 수준(중앙재정 기준 65%)의 상반기 신속 집행을 추진하며 지출을 늘린 결과다.
정진우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에는 선집행이 많아 채권 등을 통해 자금 조달을 늘리다 보니 마이너스가 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총선도 있긴 했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 등에 대한 지원이 시급해 연초부터 재정지출을 매우 적극적으로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1분기 순자금운용액은 77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29조800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1분기의 경우 통상 상여금이 유입되는 계절적 요인이 있는 데다 아파트 분양 물량 등이 줄면서 가계의 여윳돈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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