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주의’는 홍해가 갈라지듯이 찬반양론으로, 때론 극단적 두 진영으로 갈라집니다. 시온주의는 정치적 의제와 종교적 과제 중 어느 쪽에 속할까요. 아니면 정치·종교적 혼합체일까요. 특별히 기독교인은 시온주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어느 사상(ism)이든 역사라는 자궁 안에 잉태되고 이 격랑 속에서 자랍니다. 기독교 시온주의 역시 그러합니다.
표면적으로는 1917년 밸푸어 선언으로 팔레스타인에 유대 국가 건설과 시온주의가 태동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그리 간단하지 않은 긴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아야 할 복잡한 사안입니다. 저자 도널드 M 루이스 박사는 책에서 기독교 시온주의 운동의 기원과 그 계보를 추적함으로써 기독교 시온주의의 오랜 역사에 대한 개요를 제공합니다.
유대적 뿌리가 있는 성서는 시온주의에 관해 뭐라고 말할까요. 구약의 이스라엘과 신약의 이스라엘은 전혀 다를까요. 이들의 회복 운동은 영적인 회복일까요, 아니면 물리적 회복일까요. 또 천년왕국과 유대인 회복은 어떤 관계에 있을까요. 밸푸어 선언을 일궈낸 당시 영국교회의 전통적 신학(퓨리턴 신학)과 유대인 국가 설립의 관계성은 무엇일까요. 독일의 경건주의 운동은 유대인 전통에 대해 어떤 이해를 하고 있을까요. 현대 기독교 시온주의의 가장 강력한 지지 세력인 미국 근본주의 및 세대주의의 태동과 미국 건국 초기의 청교도와의 신학적 관련성(천년왕국론을 중심으로)은 무엇인가요. 기독교 시온주의의 새로운 글로벌 지지층을 창출한 오순절·은사주의 운동은 어떠한가요.
질문 형식으로 저자의 핵심 진술을 표현해 봤습니다. 그렇다면 기독교 시온주의는 어떻다는 걸까요. 끝부분에서 저자는 기독교 시온주의를 반대하는 학자의 이름을 담담하게 거명합니다. 여러분도 익히 들은 크리스토퍼 JH 라이트와 NT 라이트, 게리 버지와 피터 WL 워커, 브루스 K 월키 등입니다. 국내에선 ‘백 투 예루살렘 운동’ ‘이스라엘 회복 운동’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드는 ‘미국식 근본·세대주의 운동’ 등이 이른바 근본주의적 복음주의 교회 내에 제약 없이 두루 퍼진 상황입니다. 이 책은 교계 지도자인 목회자와 장차 한국교회를 이끌 신학생이 진지하게 읽어야 할 책입니다. 시간을 내어 천천히 탐독하십시오.
<전 백석대 신학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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