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방침이 방아쇠를 당겼다. 외국인 투자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에 물밀듯 밀려드는 중이다. 하지만 경기 하강 우려가 남아 있어 코스피가 ‘레벨 업’을 하려면 상장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22일 장중에 2763.06까지 올랐다가 전일 대비 6.30포인트(0.23%) 내린 2748.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 만에 소폭 약세로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그 배경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행렬’이 자리한다.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 21일 기준 766조190억원으로 전체(2244조1700억원)의 34.2%를 차지했다. 2022년 1월 26일(34.2%) 이후 26개월 만에 최고치다. 21일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액이 1조3870억원에 달해 지난달 2일(1조934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라고 진단한다. 특히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반도체 기업에 외국인의 관심이 쏠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에 삼성전자(1조650억원), SK하이닉스(3940억원), 삼성전자우(1440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지난해 말에 52~53% 수준이었던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보유 비중은 각각 54.6%, 54.1%까지 상승했다.
미국 연준에서 올해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연준의 ‘피벗’(통화 정책의 방향 전환)은 각국 기준금리에 막대한 입김을 미친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21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연 5.25%로 유지했다. 같은 날 스위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0.25% 포인트 내렸다.
코스피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선호현상은 한층 강해질 수 있다. 다만 경기 침체 우려는 여전하다. 코스피지수가 2800선을 뚫으려면 채권 금리가 중폭 이상으로 하락해 주식 전반의 가치가 튀어 오르거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표기업의 뚜렷한 실적 개선이라는 ‘지원 사격’이 필요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750~2760선이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실적과 코스피 상승 동력이 확보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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