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산모가 늙고 있다

[쿠키 건강]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출생통계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후반 여성(35세~39세)의 출산율이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임신, 출산을 늦추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대표적인 가임 연령인 25세~34세 여성의 출산율은 감소하면서 주 출산 연령대가 20대에서 30대로 바뀌고 있다.

보통 만 35세가 넘어서 첫 임신을 하는 경우를 고령 임신이라고 하는데, 전문의들은 고령 임신부들에게 임신과 출산 준비 과정에서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한다.

◇임신 전= 산모 건강은 물론 태아 성장에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계획 임신은 고령 임신부에게 특히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생물학적 노화 현상으로 임신 능력도 줄어들고, 임신성당뇨, 임신중독증 등 합병증 발생 확률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뇨, 갑상선 기능 이상 등 태아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 있다면 임신 전 반드시 치료받도록 한다. 자연분만을 희망하고 있다면 임신 전부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력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계획 임신의 중요성은 산모에게만 해당 되는 것은 아니다. 남편 역시 건강한 정자를 생산하기 위해 계획 임신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오늘 수정되는 정자는 이미 3개월 전에 생성된 것이기 때문에 임신 계획 최소 3개월 전부터 정자의 운동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술, 담배, 스트레스를 멀리하고,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갖도록 한다.

◇임신 중= 태아의 염색체 이상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다운증후군은 산모 연령에 비례하는데 이는 난자의 노화로 염색체의 비분리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운증후군은 산모 나이가 35세 미만인 경우 500명 중 1명 정도인데 반해 35세~39세는 125명 중 1명, 40세 이상은 40명 중 1명으로 높게 나타난다. 그 외에도 에드워드증후군 등의 기형아 출산 확률이 높은 만큼 별다른 이상이 없어도 임신 중기에 양수 검사를 통해 기형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임신 중 과도한 체중 증가는 합병증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며 조기분만, 전치태반, 태아 성장지연 등 태아 성장에 방해를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 증가를 유지(정상 체중 여성 기준 12~16kg)하도록 한다.

◇출산 준비= 고령 임신부도 얼마든지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젊은 임신부에 비해 제왕절개 빈도가 높긴 하지만 이는 임신 중 생기는 합병증 등으로 인한 문제일 뿐, 고령 임신 자체가 제왕절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더와이즈황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김수연 과장은 “고령 임신부는 체력과 근력이 약해지면서 진통 과정에서 쉽게 지치고 이를 견디지 못해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임신 전부터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을 권유한다.

골반 근육의 이완을 돕기 위해 스트레칭, 요가를 꾸준히 하면 자연분만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태아의 크기가 클수록 산모 역시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거대아 출산 가능성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편, 더와이즈황병원에서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 큰 부담을 느끼는 고령 임신부들을 위한 고위험 임신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유전 질환 상담 및 진단, 기형검사 등 체계적인 관리로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고령 임신 맞춤 가이드북을 제작해 고령 임신부가 느끼는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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