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사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기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2심에서 졌다. 2심 재판부는 “소송을 통해 언론의 감시와 비판을 제한하려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2부(재판장 김동현)는 1일 한 위원장이 전직 기자 장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장씨는 언론사 재직 중이던 2021년 3월 자신의 SNS에 ‘그렇게 수사 잘한다는 한동훈이가 해운대 엘시티(LCT) 수사는 왜 그 모양으로 했대?’ 등의 글을 올렸고, 유튜브에서도 이같이 발언했다. 당시 검사장이었던 한 위원장은 수사에 관여한 적 없다며 장씨를 상대로 1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게시글로 한 위원장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장씨가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직자에 대한 정당한 언론 활동 범위를 벗어난 악의적인 공격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청구액의 10분의 1을 배상액으로 한정했다.
2심 재판부는 주요 수사기관 고위공직자에 대한 의혹 제기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전부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한 위원장이 엘시티 수사에 구체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한 위원장이 장씨에 대해 억울함과 분노를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의 경우 관할이 전국에 있어 외관상으로 한 위원장에게 엘시티 수사 권한이 있던 것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다”며 “장씨가 당시 법조기자라고 해도 수사 업무 권한에 대한 구체적 확인이 용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직자는 대법원 판례 취지에 따라 그런 비판에 대해 해명과 재반박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참여연대는 2017년 11월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씨가 분양권을 로비 수단으로 썼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특혜 분양자로 지목된 4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부산지검은 2020년 10월 공소시효 만료 직전 분양 계약자 중 2명을 제외한 41명을 무혐의 처분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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