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모빌리티 기업이 모여 있는 웨스트홀 전시장에 한국 건설기계 회사가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주인공은 HD현대와 두산그룹이다. CES 참관차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가수 지드래곤도 CES 기간에 평소 관심이 많은 모빌리티 전시장을 둘러볼 것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핫한 공간이다.
HD현대는 이곳에서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미래 인프라 건설의 기술 혁신을 선보인다는 각오로 웨스트홀에 300평 규모의 전시관을 꾸렸다. 지난해(180평)보다 배 가까이 규모를 늘렸다. HD현대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으로 정했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육상 혁신 비전이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전시관에서 무인 자율화 기술을 활용한 미래 건설현장의 청사진을 구현하도록 했다. 약 3000km 떨어진 애틀랜타의 휠로더를 원격으로 조종하는 전문가 시연을 비롯해 관람객이 직접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휠로더를 운전해 볼 수 있고 VR트윈 체험 등을 통해 미래 건설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가로 18m, 세로 4.5m 규모의 LED 화면에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토대로 현장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작업 계획을 수립하고 장비 운용과 안전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무인 자율화 건설 현장도 있다. 그 앞에는 4.5m 크기의 무인 굴착기가 관람객을 맞았다.
두산그룹도 이날 글로벌 미디어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었다. 두산은 이번 CES에서 ‘Our Planet, Our Future’라는 주제로 웨스트홀에 230평 규모의 전시장을 차렸다. 두산밥캣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업계 최초 인 전기 굴절식 트랙터 ‘AT450X’를 첫 공개했다. 실리콘밸리 농업 신기술 소프트웨어 회사인 애그토노미와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좁고 비탈진 와이너리 농장를 무인으로 주행하는 모습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터빈, 소형모듈원전(SMR), 풍력발전 등 무탄소 토털에너지 솔루션 개발 계획을 내놓으면서 오는 2027년까지 세계 최초 400MW급 초대형 수소전소터빈을 개발하겠다는 비전을 알렸다. 두산로보틱스는 AI를 통해 더욱 진화한 로봇 솔루션 ‘오스카 더 소터’(Oscar the Sorter)를 선보였다.
HD현대와 두산그룹 총수와 경영진은 이번 CES에 총출동했다. 특히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10일 오전 9시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같은 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박지원 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부스를 돌며 기술 트렌드를 살피고 미래 사업 방향을 모색한다.
라스베이거스=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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