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논란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의혹) 확산을 중단하면 오늘이라도 (사업을) 정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문제를 놓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 국토부가 지난 23일 공개한 자료가 조작됐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과 원 장관은 민주당의 거짓 선동이라고 맞받아쳤다.
국토위 야당 간사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가 야당의 자료 제출 요청에 전혀 응하지 않다가 갑자기 자료를 공개했다”며 “그나마 공개한 자료도 타당성조사나 종점 변경 관련 페이지가 누락되고 페이지 수까지 편집,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과업수행계획서에서 누군가 손댄 흔적이 발견됐다. 문서 중간 표지에 소목차가 사라지고 해당 4개 페이지가 사라졌다”며 원 장관에게 자료 조작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여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부가 전례 없이 모든 자료를 공개했는데 이것을 또 오염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원 장관은 자료 조작을 부인하며 민주당이 거짓 선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난데없이 (종점 변경 관련) 특혜 의혹을 들고 나왔고 이재명 대표가 TF(태스크포스)까지 만들면서 오게 된 것”이라며 “거짓 선동으로 사태를 몰고 온 민주당 전현직 대표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또 “이성과 상식으로 문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해찬, 이재명 지시에 의해 작동되는 것”이라고 발언해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원 장관은 국토부가 공개한 자료 중 종점 변경 관련 일부 페이지 누락에 대해선 “자료가 워낙 방대하고 단기간 자료 작업을 하다 보니 (실무자가) 실수한 것 같다”며 “실무적인 착오나 누락이 있다면 (자료를) 다 드리겠다. 빠진 부분들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변경된 고속도로 종점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국토부 관계자가 원 장관의 사업 백지화 선언을 ‘충격 요법’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관계 직원의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인정했다.
이날 회의장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이 ‘허무맹랑 정치모략 국책사업 골병든다’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노트북에 붙이고,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국정조사’라는 문구로 맞서는 선전전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추진하면서 동력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이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와 관련해 슬그머니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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