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이틀 만에 총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대신 개별 사업장별로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일부 기관에서의 의료 공백은 계속될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파업 이틀째인 14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종료를 발표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이틀간의 총파업을 일단 종료하고 현장교섭·현장투쟁으로 전환하기로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틀간의 산별 총파업 투쟁으로 노조 요구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환자 안전과 불편, 정부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노조는 총파업을 다음 주까지 이어가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 여론을 고려해 파업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나 위원장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환자 안전에 심각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파업 기간에도 노정 간 대화를 진행한 결과”라며 “미세하게 남은 몇 가지 쟁점 자체가 단순하게 언제 시행한다고 확정하기 어려운 정책 의제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정부가 협상 주체는 아니기 때문에 정부 정책이 파업의 이유가 될 수 없고, 노조의 요구 모두 이미 정부가 추진 중이라는 점을 줄곧 강조해 왔다.
다만 총파업 불씨는 남겨뒀다. 노조는 “의미 있는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제2의 산별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별 현장교섭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임금협상 등 노사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에서는 파업이 계속될 수 있다. 조합원 파업 참여율이 높았던 부산대병원의 경우는 비정규직 직접고용과 인력 충원 요구를 하는 노조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사측의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이 병원에서는 파업 기간 대부분 환자를 퇴원·전원 조치했다.
총파업 여파로 이날에도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파업에 참여한 상급종합병원들은 대부분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정상 운영했지만, 전체적으로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접수와 처방이 지연되기도 했다.
여당에서는 ‘민폐 파업’이라는 비난도 나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환자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파업을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잘못된 방법으로 강행하는 건 민폐 파업”이라고 지적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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