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인 박모(41)씨는 최근 주말 이른 아침부터 한 베이글 맛집을 찾았다. 오전 9시에 도착했는데 번호표 40번을 받았다. 박씨는 2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베이글 6종류를 한 번에 샀다. 그는 “2인 가족이지만 하나씩 맛보고 싶어서 종류별로 구매했다. 조만간 집 근처 백화점에 입점된다고 해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저트 인기가 계속되면서 백화점이 디저트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특색 있는 디저트를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도 자처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은 검증된 디저트 맛집을 유치하며 매출 상승효과를 노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르면 6월 베이글 브랜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1층에 약 331㎡(100평) 규모로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완판 도넛’으로 알려진 도넛 전문점 노티드에 이어 런던 베이글도 입점을 앞두고 있다. 단독 입점을 위해 힘을 썼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백화점도 명품관 고메이494에서 신규 베이커리 디저트 브랜드를 선보인다. 유기농 유럽식 베이커리 전문점 ‘베커린’은 하트 모양이 특징인 독일빵 ‘브레첼’ 등을 판매한다. 대한민국 11대 제과 명장 박준서씨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빵준서’도 오스트리아 디저트 ‘슈니텐’ 등 신메뉴를 내놓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오는 16일 ‘베이커리 블레어’를 오픈한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62만명 유튜버 ‘여수언니’가 론칭한 디저트 브랜드 ‘봄날엔약과’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으로 소비자의 입맛 공략에 나선 것이다.
백화점이 인기 디저트 수혈에 집중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몰리며 매출 상승을 이끌고 트렌딩한 이미지를 줄 수 있어서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올해 광주에서 유명한 인기 디저트 브랜드 ‘코코로나인’을 서울 명품관에서 팝업스토어로 진행했는데 5일 내내 오픈런이 이어졌다”며 “서울뿐 아니라 충청 등 지역 상관없이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효과도 톡톡하다. 롯데백화점의 이달 25일 기준 디저트·베이커리 매출 신장률은 20%를 기록했다. 갤러리아는 노티드 브랜드 입점 이후 2021년 기준 월 매출 2억을 달성했다.
하지만 디저트 유행 주기는 짧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 아이템 주기가 1~2년이라면 디저트는 그보다 짧다. 매장 입점 계약 단위도 6개월에서 1년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조정한 기자 j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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