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한 뇌영상 분석을 통해 치매를 미리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팀에 의해 제시됐다. 실제 나이보다 ‘늙은 뇌’를 찾아서 치매를 조기에 예측하는 방법이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손상준·노현웅 교수팀과 미국 피츠버그 의대 의료진이 주도하고 삼성서울병원, 인하대병원, 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국내 650명의 뇌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뇌 나이를 예측했다.
그 결과 AI 예측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더 높게 나타나면, 즉 ‘늙은 뇌’의 경우 2년 후 치매 발생 확률이 그렇지 않은 뇌에 비해 약 150% 높게 나타났다.
현재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해 널리 쓰이는 인지저하 예측설문조사(22%), MRI측두엽시각측정법(57%)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예측 나이가 더 높은 경우 치매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소견인 베타아밀로이드(뇌 독성물질) 양성이 나올 확률도 약 25% 높았다.
이번에 개발된 AI 모델은 치매가 아닌 정상인의 뇌MRI 데이터를 기반으로 뇌의 부위별 부피 변화 패턴을 통한 나이 예측에 대한 기계학습 결과를 사용했다. 모델에서 실제 보다 나이가 많게 예측될 경우 아직 치매가 아니더라도 향후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손상준 교수는 19일 “조만간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치매 환자의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는데 새로 개발한 예측 도구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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