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자 닐 콜은 그의 책 ‘교회 3.0’에서 미래 사회는 종교 없음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한스 큉이라는 학자 역시 “미래로 갈수록 현대인은 하나님을 향한 신심과 종교적 욕구 또한 영성에 대한 갈망은 더 커지겠지만 기존 교회에 대해서는 저항하고 거부감을 갖는 경향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예측대로 노마드(Nomad·유목민) 신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나는 ‘교회 4.0’을 주장한다. 교회 4.0은 생명을 바탕에 두고 주님의 강력한 임재와 운행하심이 동력이 되는 교회를 가리킨다. 교회 4.0 시대를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우리 모두 간절함을 회복해야 한다. 간절함을 갖게 되면 어떤 역경도 헤쳐 나갈 길과 방법이 보인다. 그러나 간절함이 없으면 핑계부터 댄다. 세상 기업도 성경적 가치와 정신으로 경영을 하려고 하지 않는가. 그들도 간절함을 가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핑계만 대던 부류도 있었고 절박함을 가지고 더 창의적 목회를 했던 부류도 있었다. 결과는 너무도 달랐다.
둘째, 신앙의 본질과 어뉴 처지(Anew Church·성경적 원형교회)를 회복해야 한다. 코로나는 하나님의 절대주권 안에서 인류의 교만을 꺾고 화석화되어가는 교회를 초대교회적 원형교회로 세우기 위해 허용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매너리즘에 빠진 제도적이고 화석화된 교회로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간절함을 가지고 신앙의 본질을 추구하는 성경적 교회를 세워야 한다.
셋째, 초연결 확장 영적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 팬데믹 시기에 ‘온라인 예배를 드릴 것이냐, 말 것이냐’ 논란이 많았다. 결국은 모든 교회가 온라인과 현장예배를 동시에 드렸다. 한국교회는 장 칼뱅이 시행했던 쿼런틴시스템(격리제도)으로부터 착안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초연결 확장 영적 공동체를 이루었어야 했다. 그러나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 팬데믹이 지나고 엔데믹이 왔음에도, 아직 예배는 다 회복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교회 출석 통계만 가지고 탈교회화 현상을 이야기하는 것을 본다.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온·오프라인이 함께하는 이중 사역을 통해 성도들을 붙잡아야 한다.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2023년은 나노 사회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나노 사회란 개인의 취향, 산업의 형태, 사회적 가치가 점차 극소 단위로 파편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공동체가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개인은 서로 이름조차 모르는 고립된 섬이 돼가는 것이다. 교회 상황도 비슷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영적, 역설적으로 결집된 강력한 부족공동체 같은 교회를 이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성도들이 예배에 숭고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소통과 공감, 참여를 통해 초연결 확장 예배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교회에 나오지 않는 성도들은 영원히 영적 유목민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넷째, 교회 이미지와 브랜드를 복원해야 한다. 팬데믹 시기에 가장 신뢰를 받았던 그룹은 의료진이었다. 의료진들은 사스와 메르스를 경험한 이후 전염병에 대응하는 노하우를 축적하며 코로나에 잘 대처했기 때문이다. 21세기 목회연구소 김두현 소장은 빌딩 목회나 공간 목회를 넘어 호스피탈 목회(병원 같은 교회 혹은 치유 목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쩌면 한국교회도 코로나 때의 아픔을 껴안으면서 최고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교회는 분열하고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이미지에 치명적 상처를 입고 말았다. 이제라도 다시 세계적 경영 컨설턴트인 세스 고딘이 제기한 ‘보랏빛 소’의 전략을 가지고 교회 4.0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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