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도 유류세를 약 30% 인하한다는 전제로 국세 수입을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안정을 찾은 만큼 유류세 인하 조치도 종료해야 하지만 1400원에 육박하는 원·달러 환율 탓에 단계적으로 인하 폭을 축소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내년도 교통·에너지·환경세수(유류세수)를 11조1471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1년 내내 적용된 올해보다 0.7% 감소한 금액이다.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적용될 것을 전제한 세수 전망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시행한 후 인하 폭을 점진적으로 확대했다. 지난 7월 인하 폭을 37%로 확대했고 이 조치를 올해 12월 31일까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유류세 인하 조치는 해가 바뀌어도 단번에 없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최근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탓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200원대였는데 최근에는 138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강(强)달러 현상이 더욱 강해지면서 1400원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환율 급등으로 인해 하락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유 수입 가격이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으면 정부로서는 유류세 환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정책과 관련해 “경제 전망과 국제유가 추이 등을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현재로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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