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전방 부대의 작전 임무를 추가하고 관련 작전계획을 수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단거리미사일을 최전방 부대에서 운영토록 해 대남 위협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1일에 이어 22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전선부대 작전 임무 추가와 작전계획 수정안, 군사조직 개편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추가된 전선부대 작전 임무가 무엇인지, 이에 따른 작계 수정 내용이 어떤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군과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 동향으로 미뤄 최전방 부대에 전술핵 운용과 관련한 임무를 부여하고 이를 작계에 반영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북한은 지난 4월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할 당시 앞으로 전술핵무기는 최전선 포병부대에서 운용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최전방에 배치한 전술핵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작계를 수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단거리 4종 세트로 불리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의 최전방 배치 운용이 예상된다.
북한의 단거리미사일이 남측과 주한미군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군사위 회의에서 리태섭 군 총참모장이 경북 포항까지 표시된 것으로 추정되는 남측 동해안 축선 지도를 걸어놓고 설명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한 동부지역 지도를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으로 볼 때 우리 측에 대한 군사적 위협 수위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군도 북한 위협에 따라 작전계획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양국은 고도화하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작계 수정을 위한 사전 작업 격인 새로운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다. 이어 윤석열정부가 확장억제 강화 등 강공책을 거론하자 북한도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작계 수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군사위 회의가 이전과 달리 3일째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일각에선 북한이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남 대적투쟁과 대미 강대강 승부를 실현하기 위한 종합적·전략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실험을 위한 물리적 준비를 완비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아직 관련 메시지는 내놓지 않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이번 군사위 회의에서 핵실험 실시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장마철, 중국의 반대, 주민생활 향상 집중 등을 이유로 보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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