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진행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투표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여전히 ‘부결’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변수가 등장했다.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인준 ‘찬성’ 메시지를 거듭 발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상호 의원 등 중진 그룹에서도 인준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와 반대로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인해 온건한 입장에 있던 일부 다선 의원이 ‘부결’ 입장으로 돌아섰다.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민주당은 인준 투표 직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민주당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따라 향후 정국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민주당 내에서 ‘친명(친이재명)’ 의원들의 이탈표가 얼마나 나올지도 큰 관심사다.
민주당 지도부는 인준 표결을 하루 앞둔 19일에도 한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후보자는 국무총리로 다시 등극하기에는 공과 사의 경계를 스스로 너무 무너뜨렸다”면서 “그 모든 상황은 자업자득,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국민께서 야당에 요구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괄선대위원장으로 6·1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 후보는 원내지도부와 결이 다른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이 후보는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부적격하다”면서도 “어쨌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첫출발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의 ‘발목잡기’ 프레임을 피하기 위해 인준에 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4선 우상호 의원도 BBS라디오에서 “일방적으로 부결시키는 데 대한 부담이 있다”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대통령실의 반응을 본 후에 표결해도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원내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 후보가 원내 결정사항인 부분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것에 대해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는데 가결되면 원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하고, 이탈표가 거의 없이 부결되면 이 후보 체면이 구겨질 것”이라며 “어느 쪽도 달갑지 않은 상황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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