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는 요즘, 하루가 멀다고 들려오는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은 한층 더 우리 삶을 팍팍하게 만든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전(48)은 “예전부터 전쟁에 나설 때면 북을 앞세우고 전진하지 않았느냐”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것이 음악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찬양하며 그 은혜를 많은 이에게 전달해 힘을 주는 것, 그것이 음악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전은 음악으로 아픈 이들을 위로하고 싶어 2017년 동료 음악가들과 함께 봉사단체 ‘에모티오’(감성, 감동이란 뜻의 라틴어)를 만들고 여러 병원을 찾아 봉사해 왔다. 또 국제구호개발기구 굿피플 나눔대사로도 활동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쳐 왔다.
그가 처음 바이올린에 이끌린 건 다섯 살 때였다. 음악 선생님이었던 외삼촌이 들려주던 바이올린 소리에 매료됐다. 그는 “어린 마음에 마치 무지개를 잡는 심정으로 악기를 손에 쥐었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아름다운 소리를 잡아보고 싶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그렇게 시작한 음악은 그를 숱한 타지 생활로 이끌었다. 홀로 고향 전주를 떠나 서울예술고로 유학 갔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떠난 독일에서는 1년도 안 돼 담당 교수를 따라 이민 가방 하나만 들고 미국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그는 “무작정 한인교회 연락처를 찾아 메시지를 남겼는데 한 유학생 형님이 거리낌 없이 받아주셨다”며 “깊은 신앙심을 토대로 남에게 베풀며 사는 그를 옆에서 지켜보며 큰 도전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새벽기도를 다니며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와 영국 런던 길드홀 음악학교에서 석사를 마쳤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는 박사 학위를 받고 이 학교 역사상 첫 바이올린 조교(TA)도 지냈다.
다니엘 전은 귀국 후 그동안 받은 하나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봉사와 나눔 활동에 힘쓰고 있다. 2013년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들레헴성가대에서 오케스트라 악장을 맡아 봉사를 시작했고, 지난 2월에는 개인 연주회 수익금을 국내 취약계층 아동을 위해 기부하며 굿피플 고액 후원자 모임인 아너스클럽에도 가입했다.
그가 음악으로 전하고 싶은 하나님은 어떤 존재일까. 그는 “제게 하나님은 가랑비에 옷 젖듯 느껴지는 분”이라며 “굿피플과 함께 나눔의 현장에 나갈 때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기보다는 제가 받은 하나님 은혜에 대한 감동을 오롯이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며 그가 보여주실 감동을 기대하며 산다”며 “하나님께서 우리의 작은 나눔을 사용하셔서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고 또 다른 길을 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 우리 모두 세상을 변화시키는 나눔 사역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