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배터리 두뇌’라 불리는 배터리관리칩(사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반도체의 수입 대체, 안정적 공급망 확보 효과를 거두게 됐다.
SK온은 4일 배터리 및 전장용 반도체 전문 개발회사인 오토실리콘과 배터리관리칩(BMIC) 공동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성능, 안전성, 경제성을 모두 높인 배터리관리칩을 개발하기 위해 2019년부터 협업을 해왔다. 이번에 개발한 배터리관리칩은 일정 기간 SK온에 독점 공급된다.
배터리관리칩은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충전 ·방전 효율성까지 높이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전기차 또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탑재된 수백개 배터리 셀의 전압과 온도 정보를 파악한다. 이 가운데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배터리 셀을 찾아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관리칩이 사실상 배터리관리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것이다. 전체 배터리관리시스템에서 배터리관리칩이 차지하는 가격 비중은 약 30%에 이른다. 전기차 1대에 10개 이상 탑재되는 핵심 반도체이기도 하다.
SK온과 오토실리콘이 공동 개발한 배터리관리칩은 자동차 기능안전 관련 국제인증 최고등급인 ‘ASIL-D’를 취득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품질과 안전성을 갖췄다. 기존 제품과 비교해 전압 측정 오차범위를 절반으로 줄였다. 고속 통신프로토콜을 적용해 기존 제품보다 정보를 최대 2배 빠르게 전송하면서도 부품을 절반으로 절약했다. 125도 고온에서도 동작하는 높은 신뢰성까지 확보해 뛰어난 안전성을 구현할 수 있다.
SK온은 이번 공동 개발로 100%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만큼 공급망 불안을 덜어내게 된 것이다. SK온 이장원 배터리연구원장은 “꾸준한 기술 혁신을 통해 배터리 안전도를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최고수준 배터리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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