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기업 등에서 보유한 본인의 개인정보를 자신 또는 다른 기업에 전송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 도입된다. 국민이 필수적으로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동의 강제’ 관행에도 제동이 걸린다. 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시 부과되는 과징금 상한액 기준이 현행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에서 전체 매출액의 3%로 상향 조정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의결돼 9월 중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먼저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 신설돼 금융·공공 등 일부 분야에서만 추진중인 마이데이터 사업이 전 국민, 전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플랫폼 기업으로 데이터가 집중되는 독점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과세·복지수혜 대상 결정, 신용등급 등 완전히 자동화된 결정으로 인해 자신의 권리와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받은 경우 이를 거부하거나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대응권’이 도입된다.
개인정보위는 사전동의 제도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형식적 동의 및 동의 만능주의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 정보통신서비스 특례로 돼 있는 ‘필수동의’ 규정을 정비해 정보주체의 실질적 동의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드론, 자율주행차 등 이동형 영상기기를 활용해 공개된 장소 등에서 업무 목적으로 개인 영상정보를 촬영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동의 또는 법률에 특정한 규정이 있거나 촬영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은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책임을 기업보다는 담당자에 대한 형벌 중심으로 규율하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인 형벌은 완화하되 기업에 대한 경제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과징금의 경우 상한액을 글로벌 수준에 맞춰 전체 매출액(3% 이하) 기준으로 조정하고, 대상도 개인정보처리자로 확대했다. 현재 과징금은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의 3% 이하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만 부과돼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조율을 거쳐 개정안을 마련한 만큼 국회에서 신속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아동·청소년 등 취약계층 보호, 민감정보·생체정보 등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개인정보를 개선해 국민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