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transgender)는 출생 시 주어진 생물학적 성(sex)과 반대인 성정체성(sexual identity)을 가지는 사람들이다.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이전에는 성정체성 장애라 불렀는데, 지금은 젠더불쾌증(gender dysphoria)이라 부른다. 연령대에 따른 젠더불쾌증 증상에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소아기 성정체성 장애다. 소아들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성적 모습에 대해 부적합하다는 느낌이 들고 불편하게 느낀다. 남자아이들은 여자가 되고 싶어 하고 심지어 여자라고 우긴다. 여자 옷을 입고 여자아이들의 놀이를 한다. 가능한 여성적 물건을 이용해 여성적 분위기를 나타낸다.
특히 소꿉장난을 즐기고 예쁜 소녀나 공주를 그리며, 마음에 드는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며 즐긴다. 바비 같은 전형적인 여성형 인형을 좋아하고 소꿉친구로 여자아이를 선호한다.
집 놀이를 할 때면 대부분 여자, 특히 어머니 역할을 한다. 환상적인 여성적 자태에 집착한다. 거친 놀이나 다투는 운동은 피하고, 장난감 자동차나 무기에는 관심이 적다. 이들은 여자가 되기를 원하고 자라서 여자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여자아이의 경우는 남자가 되고 싶어 한다. 심지어 남자라고 우기며 남자 옷을 입고 남자 놀이를 한다. 부모가 여자 옷을 입히거나 기타 여성적 차림새를 갖추려 할 때 강한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이들은 여자 복장을 해야 하는 학교나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기를 꺼린다. 남자 옷이나 짧은 머리를 좋아하고, 남자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상상 속의 영웅은 배트맨이나 슈퍼맨 같은 대부분 힘센 남자 모습이다.
놀이 친구로는 남자아이를 선호하고 인형이나 여자 옷에는 관심이 적다. 신체적 접촉을 많이 하는 운동이나 거친 놀이 등 일반적으로 남자들의 놀이에 관심이 많다. 자라서 남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역할, 꿈, 상상에서 뚜렷한 반대 성에 대한 동일시를 나타내 보인다. 이런 행동 때문에 이들은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받을까 두려워 학교 가기를 싫어한다. 동성애 또는 성전환증으로 발전될 수 있다.
둘째는 청소년기 성정체성 장애다. 사춘기에서의 임상 양상은 소아나 성인과 유사하지만, 개인의 성장 발달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사춘기 초기에 사춘기 특유의 경계 태도를 보인다. 이런 태도는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에 대해 가족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느낄 때 더 심해진다. 이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대개 옷 입은 모양, 남자가 다리의 털을 깎는 것 등에서 반대 성의 모습을 따르는 행동을 보인다. 이런 청소년들은 동년배 청소년들의 괴롭힘과 배척을 받는 수가 많다. 고립되고 우울해지기 쉬워 부모나 교사에 의해 정신과 의사에게 보내지는 경우가 많다.
셋째는 성인기 성정체성 장애다. 이들은 해부학적으로는 정상이나, 자신의 해부학적 성에 부적절함과 불편을 느끼고 다른 성의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이들은 사회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남자나 여자로서의 성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불편해한다.
반면 반대 성의 구성원으로 살기를 원하고 이러한 소망에 매우 집착한다. 이런 집착 때문에 반대 성의 사회적 역할을 하려는 강한 욕구를 가진다. 그들은 다양한 정도로 반대 성의 행동, 태도, 의상 등을 갖추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반대 성으로 지내려고 노력한다. 이 장애가 있는 대부분 환자는 호르몬 치료를 하면 반대 성으로 전환된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성호르몬 사용 같은 성전환을 위한 의학적 기술을 스스로 몰래 사용하거나 시술을 받기 위해 의사를 찾는다. 이들은 자신들이 같은 성을 가진 사람에게 매력을 느껴도 자신이 반대편 성에 속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동성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성 가운데 일부는 여성과의 성행위에서 자신이 동성연애자라거나, 상대가 남자이고 자신은 여자라는 공상을 하기도 한다.
민성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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