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규제 강화 등 악재로 5월부터 급락했던 비트코인 시세가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말 저점 대비 1700만원 급등하며 국내 거래소에서는 두 달여만에 5000만원선을 회복했다. 모처럼의 상승 랠리에 투자자 사이에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8일 국내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후 4시 현재 5165만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5000만원을 돌파한 뒤 소폭 상승세다. 비트코인 가격이 5000만원을 돌파한 건 5월 21일 이후 78일 만이다. 암호화폐 시세를 추적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 암호화폐 시총은 상승랠리가 시작된 지난달 21일 1386조원에서 이날 2117조원으로 52.7%(731조원) 급증했다.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대금도 지난 1일 30조7400억원에서 이날 45조8700억원으로 49.2% 늘었다.
암호화폐 시장이 두 달여만에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된 이유는 분명치 않다. 최근 시가총액으로 2위를 기록 중인 ‘이더리움’의 블록체인 업그레이드 작업이 완료되며 시장 상승세를 이끌긴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최근 벌어진 시장의 급격한 팽창을 설명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원인을 투자 심리에서 찾았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익을 얻기 위한 ‘위험감수’ 분위기가 상승했다”면서 “한동안 가격 급락 공포로 과매도 구간에 들어섰던 시장이 정상화됨에 따라 당분간은 상승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도 변수로 작용했다. 이 법은 5년간 실시될 철도, 수로, 전력망 등 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암호화폐 관련 기업에 대한 과세를 허용한다. 일반적으로 보면 악재지만 시장에서 이를 ‘암호화폐 제도화’의 초입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띄며 5~6월 폭락 당시 고점에 ‘물렸던’ 개미들은 다시 기대감을 높이는 모양새다. 막대한 손실 끝에도 하락장을 견뎌낸 투자자들 사이에서 마침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며칠간 관측된 급격한 변동성은 앞으로도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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