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18은 국민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았다. 5·18은 12·12 군사반란으로 군권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의 불법적인 정권 찬탈에 맞서 싸운 민주화운동이다. 1980년 5월 17일 자정 신군부가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저항의 불길을 차단하기 위해 광주에 계엄군을 보내 강경 진압에 나서자 시민들이 들고일어난 사건이다. 총칼을 앞세운 신군부의 무자비한 대응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끝에 진압됐지만 5·18은 민주화운동의 중대 분기점이었다. 실패한 듯 보였지만 5·18 정신은 이후 군사독재 정권의 폭압 통치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지속하는 밑거름이 됐고 87년 6·10 민주항쟁으로 이어져 군사 통치를 종식시킬 수 있었다. 5·18이 뿌린 씨앗은 대한민국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국가로 발돋움하는 원동력이었다. 5·18은 광주를 중심으로 전개됐지만 그 지역에만 한정될 수 없는,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상징이다.

41주년을 맞아 5·18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온 국민이 다시금 되새겨야 할 것이다. 5·18은 특정 정파나 세력이 독점해서는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는 국민 공통의 가치다.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주최로 17일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국민의힘 정운천 성일종 의원이 참석했고 환영까지 받은 것은 의미가 크다. 유족회가 주관하는 추모제에 신군부 세력이 주도해 만든 정당에 뿌리를 둔 보수 야당 의원이 공식 초청된 것은 처음이다. 당시 가해 세력까지 포함해 국민 모두가 5·18을 함께 기념하고 계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의원은 5·18 민주화 유공자 및 유족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는 법안 통과에 적극 협조해 왔고 이것이 유족회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과오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 진정한 화해와 용서의 장이 열릴 수 있는 법이다.

5·18을 맞아 국민의힘 지도부의 광주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반가운 일이지만 대선 등을 염두에 둔 보여주기 행보에 그쳐서는 안 된다. 역사적 평가가 끝난 지 오래인데도 여전히 5·18을 폄훼·왜곡하는 세력과는 단호하게 단절해야 한다. 그래야 보수 정당도 원죄나 다름없는 5·18 굴레에서 벗어나 새 출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5·18은 지금도 살아있는 가치이고, 여권의 전유물도 아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절제하고, 자기를 희생하고,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5·18의 계승자라고 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5·18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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